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한 가운데 울산지역 소비심리도 5개월 연속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공공요금 인상, 유가 상승세 지속 등으로 인해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울산지역 주택가격전망지수는 또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6개월 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2개월 연속 늘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7.5로 전월(90.7) 대비 3.2p 떨어졌다. CCSI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인데, 6월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를 밑돌고 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된다.
특히 주요국 통화긴축, 경기 불확실성 등이 지속되면서 향후경기전망(-6p), 생활형편전망(-5p)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CCSI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주택가격전망지수(66)는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2013년 1월)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1월(144) 최고치를 찍은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7월 85로 기준치를 이탈해 4개월째 부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심리 위축·시장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울산지역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50으로 전월(147)보다 3p 상승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지수가 9월보다 높아진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을 전망한 이들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150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하던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47로 세 달 연속 하락했다.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심리가 소폭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 10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9월(4.2%)보다 0.1%p 높은 4.3%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가 8월(4.3%), 9월(4.2%)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5%대로 높은데다 10월 전기 및 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됐고 원유 감산 합의 소식도 있었다”면서 “미국 금리 및 환율 상승 등 대외요인도 심리적인 영향을 줘 기대인플레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