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는 북구 드림인시티에일린의뜰1차(84㎡·16층)가 3억16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당시 같은 평형의 매도호가는 4억4300만~4억8000만원이었고, 이후 열흘 뒤 진행된 거래(4억4300만원·21층) 보다도 1억원 넘게 낮다. 시세보다 1억원 넘게 싼 매도가격의 비밀은 ‘직거래’에 있었다.
거래절벽 속 가족 간 특수거래를 포함한 직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가들이 시세 하락 분위기를 저가 양도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법상 ‘저가양수도’ 규정을 활용하면 시세보다 30%가량 낮게 거래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울산 아파트 전체 거래 446건 중 직거래는 97건(21.7%)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매매 거래 5건 중 1건 꼴로 직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울산 아파트 직거래 비중은 올해 6월 9.6%(전체 736건 중 71건)에서 7월 12.6%(506건 중 64건), 8월 13.3%(489건 중 65건), 9월엔 21.7%(446건 중 97건)로 3개월 연속 높아졌다.
중개업소를 끼지 않는 직거래는 가족 간 특수거래에 주로 활용된다. 현행 세법상 부부 사이 혹은 6촌 혈족 등 특수관계인끼리 집을 사고팔면 시세의 30% 또는 최대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깎아줘도 세무 당국이 ‘정상 매매’로 인정한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요즘 같은 시장에선 떨어진 가격을 기준 시세로 잡고 그 가격에서 다시 30% 낮춰 양도해도 증여세가 없어서 사실상 저가증여 수단이 되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세보다 유난히 낮게 거래됐다 싶으면 대부분 30%가량 낮은 금액이다. 1억원씩 싸게 내놓을 만큼 급한 매물이라면 중개업소에 내놓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직거래 후 실거래가 신고만 되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거래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특수거래가 늘면 시세가 왜곡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직전 실거래 가격이 있지만 거래 공백이 길다보니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개수수료를 아끼려고 직접 계약을 진행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직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매 거래를 진행할 경우 매매 가격의 최대 7%를 중개수수료로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개수수료 부담이 상당하다 보니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직거래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셀프등기 등 절차도 간소화된 만큼 앞으로 직거래 비중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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