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희생자는 사망이 1명 늘어 총 156명이며, 중상자는 1명이 줄어든 29명, 경상자는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1명이라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혔다.
“아이고 불쌍한 우리 딸, 이대로는 못보낸다….”
이태원 참사 사흘째인 이날 울산 남구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A(31)씨의 발인식에서 딸의 영정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참고 참던 울음을 토해내다가 끝내 주저앉았다.
이날 이태원 참사 관련 울산지역 사망자들의 발인이 유족과 친구들의 눈물과 오열 속에서 진행됐다. 울산하늘공원에서 불교 예식에 따라 고인을 추모하는 목탁 소리와 염불이 이어졌고, 손을 잡고 감정을 추스르며 서로를 위로하던 유족과 친구들은 묵념으로 마지막 배웅을 한 뒤 너무 이른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 다시 눈물을 쏟아냈다. 차마 이 모습을 눈에 담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며 밖으로 나가는 유족의 모습도 보였다.
A씨와 함께 세상을 떠난 동갑내기 친구 B씨의 발인도 20분여 시차를 두고 같은 곳에서 엄수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울산시의회 1층 시민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도 여전히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조문록에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안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젊은 너희 영정 앞에 이 쓸모없는 늙은이가 명복을 빌 줄 몰랐다. 부디 좋은 세상에서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루길 빈다’ 등의 글귀를 남겼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던 80대 남성은 눈물을 흘리며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나도 17년 전 사고로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다. 오늘따라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채우(77·남구 야음동)씨는 “참으로 안타깝다. 다들 손자, 손녀 같은데 이렇게 세상을 먼저 떠나 황망하다. 앞으로는 국가에서 안전에 좀 더 각별한 신경을 쏟아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재민(37·중구 학산동)씨는 “이번 사망자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10대에서 20대더라. 어찌 보면 그 꽃다운 젊은이들이 살지 못하는 하루를 내가 살고 있는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항상 감사함을 가지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오는 5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한다. 시민 누구나 자율적으로 조문할 수 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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