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이달 15일 기준)를 토대로 각 거래 건별로 동일 아파트 단지, 같은 면적 물건의 직전 거래가 차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 울산에서 거래된 아파트 524건 가운데 하락거래 건수가 272건으로 51.9%를 차지했다. 과반 이상이 하락 거래된 것이다. 하락 거래 비중은 2018년 2분기(53.1%)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비중(40.5%)보다 10%p 이상 많아진 수준으로 단기간에 하락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분기 거래 가운데 ‘5% 이상 대폭 하락 비중’도 34.9%에 달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6.6%)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4분기 거래 가운데 직전 대비 ‘1~5% 하락 거래’는 89건으로 전체(524건)의 17%를 차지했다.
반면 상승 거래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36.8%까지 치솟았던 직전 대비 ‘5% 이상 대폭 상승 거래’가 23.9%로 12.9%p 낮아진 것이다.
단지 내 동일 면적이라도 리모델링 여부, 층과 향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을 수 있고 이 부분이 통제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더라도 실제 시장에서 동일 조건 아파트의 상승거래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실거래가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연말로 갈수록 하락폭이 더 깊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중구 유곡e편한세상(84㎡)이 4억1300만원(11층)에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2년 전 최고가(6억1500만원·12층) 대비 2억원가량 하락하는 등 거품이 크게 꺼지는 분위기다.
직방은 “올해 하반기 전국적인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 ‘급매’ 위주의 하락거래 경향은 4분기 현재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하락 거래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며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각종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의 직전 대비 5% 이상 하락 거래 비율은 37.7%였다. 전국과 서울 아파트 모두 거래가가 5% 이상 대폭 하락한 비율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8년 4분기(서울 47%·전국 32%) 기록을 웃돌면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상승 거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은 직전 대비 5% 이상 거래가가 상승한 거래 비율이 올해 4분기 12.4%로 역대 최저치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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