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5% 시대 진풍경, 동네 새마을금고 찾아가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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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5% 시대 진풍경, 동네 새마을금고 찾아가는 2030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11.22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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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돌파하는 등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가운데 21일 울산 남구 경남은행 울산본부 예금 창구가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주부 김모씨는 이달 초 울산 중구지역의 한 신협에서 연 5%대 예금 상품에 가입했다. 그런데 일주일 새 연 6%대 상품들이 쏟아졌고, 곧 7%대 정기예금 상품도 등장할 것이라고 하니, 왠지 손해본 기분이다. 김씨는 “하루가 다르게 예·적금 금리가 뛰고 있어 매일 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하고 있다.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나올 것 같다. 언제 다시 예금을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시중은행마저 연 5%대 정기예금 시장에 가세하면서 예·적금 금리 경쟁이 본격화됐다. 금리를 0.1%p라도 더 주는 예·적금을 찾아 갈아타기를 하는 ‘금리 노마드족(유목민)’도 늘고, 각 영업장 예·적금 창구에는 긴 대기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높아진 금리에 주택거래까지 급감하면서 어느 영업장이건 대출창구는 한산한 모습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에선 고금리 특판 상품을 제외하고도 연 6%대 예금이 일상화됐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5.52%로 집계됐다. 올해 초(연 2.37%)와 비교하면 3.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조만간 연 7%대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에서는 남울산새마을금고 달동지점이 눈에 띈다. 현재 이 지점의 정기예탁금은 3개월 기준 연 6.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지역 어르신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았던 상호금융권이 최근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젊은세대까지 아우르는 모습이다. 20·30대가 많이 모인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상호금융권 상품의 금리 비교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코인 같은 가상화폐나 주식에만 관심을 가졌던 젊은층도 빠르게 적금으로 돌아섰다.

카카오뱅크 적금을 해지하고 동네 새마을금고에서 판매하는 6%대 적금을 새로 들었다는 30대 직장인은 “제 2금융권 상품을 이용해 불안했는데, 법으로 5000만원까지는 보호된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면서 “금리가 두 배가 넘는다는 이야기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제2금융권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머니무브’를 촉발하고, 대출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산정 요인 중 저축성 수신상품 금리의 기여도가 80% 이상으로, 사실상 절대적”이라며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공시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공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월간 상승 폭(0.58%p) 역시 가장 컸는데, 이는 9월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을 반영한 것이다. 새 코픽스가 공시된 직후 주요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은 7%대로 오른 상태다.

대출금리가 급등하자, 실제로 울산지역 가계대출은 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으며, 감소폭 또한 연말로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지역 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신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금리까지 크게 치솟으면서 대출창구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고돼 있고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선 이견이 많지만 상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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