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의 철학산책(43)]감성의 주파수를 확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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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의 철학산책(43)]감성의 주파수를 확장하라
  • 경상일보
  • 승인 2022.12.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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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호 철학박사

1980, 1990년대의 대학문화는 많은 부분 옛이야기가 되었다. 잔디밭이나 운동장에 모여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20대의 고민과 기쁨을 해소하던 통로가 더 다양해졌다. 술과 담배를 싫어하는 사람의 취향이 존중받고, 가부장제가 묻어나던 표현도 삼가야 하며, 다양한 취향과 취미가 존중받고 있다. 예전엔 ‘괴짜’ 정도의 취급을 받던 사람도 이제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중 어느 하나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일방향적, 집단적, 수직적 소통을 거부하는 사회적 흐름은 대학문화에도 드러난다.

필자는 울산대학교에서 사진-산책 동아리를 몇 년 전부터 이끌고 있다. 동아리는 학기제로 운영된다. 학기 시작 전에 신청자를 받아 학기 동안 1, 2회의 모임만 가지며, SNS에 만든 동아리 방은 모임이 끝나는 순간 문을 닫는다. 울산의 특정 지역을 함께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각자가 찍은 사진은 원하는 사람만 동아리 방에 업로드한다. 그래서 동아리 선배도, 강제성이나 활동에 대한 압박감이 있을 수 없다.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다. 그 흐름을 인정하고,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새 문화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최신 문화의 경우 ‘응집력’이나 ‘소속감’이 약하다. 이는 곧 한 집단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개인의 꿈과 소망,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나 응집력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면서, 한 집단에 ‘정’을 붙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술을 매개로 한 ‘집단적 소통’의 대안 중 하나는 ‘감성의 주파수’를 확장하는 것이다. 술 없이 마음을 열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 개인이 다양한 감정, 취향, 상황을 감성적으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야 한다. 고전 소설을 읽는 건 언제나 유익하다.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 연극 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예술 장르를 접해보는 일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를 내 경험으로 쉽게 속단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술 없이 술술 대화가 되는 능력은 곧 감성의 주파수를 늘리는 삶의 방식에 달려있다. 김남호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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