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 가운데 ‘친윤’(친윤석열) 진영내서 울산출신 김기현(남을)·강원출신 권성동(강릉) 의원간 ‘2라운드’ 전쟁이 펼쳐질 것인지 여권내부에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1라운드는 대선을 1년여 앞둔 지난해 4월30일 원내대표 경선에서다. 당시 김 의원과 권 의원, 충청출신 김태흠(현 충남도지사) 의원 등 3파전을 치른 결과, 최종 승기는 김기현 의원이 잡았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권 의원은 이후 윤정부 출범에 기여한 뒤 올해들어 원내대표 경선에서 성공했다.
12일 현재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7~8명(김기현·권성동·안철수·조경태·윤상현·나경원·유승민 등)의 자천타천 유력 당권주자 가운데 김·권 의원은 친윤 그룹에, 나머지는 중도와 ‘비윤’그룹으로 잠정 분류되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가 차기 당대표 경선룰에 대해 손질 방침을 정하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김·권 의원은 찬성입장을, 나머지는 사실상 유보 또는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전선이 주목된다.
◇‘친윤’ 김기현·권성동의 공통점과 치열한 경쟁구도

공히 4선출신으로 각각 국회 상임위원장에 이어 원내사령탑 경력을 갖고 있는 등 여권내부에서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김 의원은 3·9대선가도에서 원내사령탑을 하면서 이준석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윤 대통령과 ‘죽마고우’로 알려진 권 의원은 윤 정부 탄생을 실질적으로 디자인한 ‘개국공신’이라고 할 만큼 실세중의 실세로 통한다.
때문에 당내 현역의원들은 물론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도 이들의 정치적 동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측은 내년 3월10일 전후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2~3개월 앞두고 사실상 물밑 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긴장감이 묻어나고 있다.
김·권 의원은 가파른 연말 정국에도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보수의 심장부인 TK(대구경북)에 이어 충청권과 부울경까지 전국을 패트롤하면서 당심과 민심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엔 부산에서 잇달아 당심과 민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은 12일 부산을 방문, 정동만 의원초청으로 기장군 당원협의회 초청특강을 했다. 권 의원은 13일 부산 해운대에서 개최되는 전국 기독교연합회 송년회에 직접 참석, 부산지역 당심과 민심잡기에 나선다.
당내 공부모임인 ‘국민공감’(당소속 현역 71명 동참)에도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은 향후 경쟁력 검증에 이어 1년5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지휘탑으로서의 역량, 여권핵심부의 시그널, 친윤그룹들의 정서 등에 따라 가변성이 예상된다.
◇손질쪽 급류타는 당대표 경선룰
12일 정진석 비대위에 따르면 현행 7대3(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인 전대 룰도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 위원장은 이날 부산지역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를 연장하면서까지 비대위원장 할 생각은 없다. 스피드를 내서 3월께에는 전대를 치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전대룰과 관련해 ‘당원 비중’을 현행보다 높이면서 ‘역선택’을 방지하는 장치가 들어가는 쪽으로 정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위원장은 그 이유로 당원 규모가 커졌다는 점 그리고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전대의 문제점을 꼽았다.
그는 “1년 반 전에 이 전 대표를 뽑은 전대의 책임당원이 28만명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당 책임당원은 100만명이다. 이건 다르다. 우리가 국민정당이 된 것”이라고 강조한 뒤 “100만 책임당원 시대에 걸맞은 정당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당내에선 7대3인 비율을 8대2나 9대1로 바꾸자는 주장이 친윤 그룹을 중심으로 급류를 타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