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SK가 공동주최한 ‘제35회 SK배 경상일보 울산아마바둑대회’가 26일 울주군민체육관에서 반상의 열전을 펼쳤다. 올해 400여명의 참가자들은 각 부문별로 우승을 향해 신중하게 상대의 허점을 파고 들었다.
각 부문별 입상자를 가리고 열전의 막을 내린 제35회 SK배 경상일보 울산아마바둑대회의 우승자들의 소감에는 겸손과 여유가 그리고 기쁨이 배어있었다.

“운이 좋았던 준결승전…당분간 학업에 매진”
■최고위부 우승 석연리씨
“울산아마바둑대회에서는 두번째 우승이다. 항상 우승을 목표로 출전하는데 이번에는 준비가 많이 미흡해 이 정도로 자신감이 없는 상태로 출전한 건 처음이다. 그럼에도 최고위부 우승을 차지해 아직도 얼떨떨하다. 특히 준결승전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수가 없었음에도 운이 많이 따라서 우승할 수 있었다. 현재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울산에서 하는 바둑대회 정도만 참가하고 학업에 더욱 집중할 생각이다. 해마다 바둑 애호가들을 위해 대회를 마련해주는 SK와 경상일보에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6·남구 무거동)

“3년만에 정상 탈환…바둑 위상 추락 아쉬워”
■단체부 우승 현중기우회
“지난해 우승팀인 청솔기우회를 꺾고 우승해 기쁘다. 그동안 준우승만 하다가 3년 만에 정상에 오르게 됐는데 대회를 앞두고 회원들이 컨디션 관리도 잘했고 개별적으로 준비를 하며 꾸준히 기력향상에 힘쓴 결과가 아닐까 싶다. 우리 기우회가 1987년에 창단했는데 한때는 회원수가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위세와 실력이 좋았다. 다만 요즘은 젊은 세대들이 바둑을 잘 하지 않고 기피하며 점점 바둑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게 안타깝다.” (정병순·최민석·이승근)

“첫 출전서 우승 실감 안돼”
■노년부 우승 정수민씨
“울산아마바둑대회에서 노년부로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첫 출전에 우승을 차지하게 돼 사실 실감이 안된다. 대회 준비는 따로 안했는데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요즘 바둑은 AI가 나오고 나서 재미가 줄어들었다. 특히 AI가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부분까지 계산해 수를 두니까 바둑만의 아기자기한 맛이 없다. 사실 바둑이라는 종목에 한계점이 온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바둑을 아끼고 사랑하겠다.”(70·중구 복산동)

“여성 회원들 많아졌으면”
■여성부 우승 배미화씨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바둑을 공부하는 여성 회원들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여파로 출전을 못했었는데 이번에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바둑은 남자와 여자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오는 바둑 장면을 보고 젊은 새댁들도 많이 배우러 오고 있다. 울산바둑여성연맹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바둑 입문 무료강좌를 진행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56·한국여성바둑연맹 울산지부)

“바둑과 학업서 모두 최선”
■중고등부 우승 김도형군
“꾸준히 바둑공부에 매진한 결과 우승을 할 수 있었다. 힘든 경기도 있었고, 잘되는 경기도 있었지만 운이 좋아 고등학교 형님들을 꺾고 좋은 결과가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바둑과 더불어 학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내년에도 우승을 목표로 출전하겠다.”(학성중 2)

“소체 선발전 대비에 만전”
■어린이최강부 우승 이지훈군
“지난해에는 3등을 했었는데 올해는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 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했고 운도 많이 따라줬던 것 같다. 오는 5월 울산에서 펼쳐지는 전국소년체전 울산 선수 선발전이 다음 주에 있는데 잘 준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일산초 6) 박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