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소설가 오영수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오영수문학관이 건립·운영되고 있지만,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전기나 평전은 없다. 문학적 향기를 품을 수 있는 울산의 또 한 명의 작가인 서덕출 선생 역시 아직 전기나 평전이 출간되지 않았다.
울산이 문학적 향연으로 이어지지 위해서는 두 작가에 대한 집중 연구와 보존의 노력을 통한 울산 시민의 문학에 대한 공감이 절실하고, 나아가 국민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우선 박종석 문학평론가가 공개한 오영수(1909~1979) 선생이 조연현(1920~1981) 선생에게 보낸 사신 11통 중 19장을 바탕으로 오영수 선생에 대한 전기·평전 집필부터 서둘러야 한다.
박 문학평론가는 “오영수 선생의 서신 기록물을 살펴보면 순수 서정 소설가이자 단편 소설가로서의 위치가 보인다”며 “도시 문명에 대한 농촌, 산촌의 원시적 생명터로서 공간을 설정해 서정적 문체의 서사성을 갖춘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우이동에서 보낸 사신에 나타난 난과 꽃은 서정성을 뒷받침하는 자연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실제 작가의 실생활과 내면 심리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작가가 지향하는 세계와 작품 세계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자료로 전기나 평전에 적합하다. 또 서신 내용 대부분 벚꽃이 피는 아름다움과 벚꽃을 함께 구경하자는 상춘곡이다. 이는 도심 한 가운데에서도 자연을 벗하고자 하는 서정의 세계로 오영수 선생의 작품과도 맞아떨어진다.
김구용·이한직·백철 등 문인들과 오영수 선생의 교유를 통한 당시의 문단 교유기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의 교유가 사사로운 것이 아닌 당시 한국 문단 이면사의 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박 평론가는 “오영수 선생이 조연현 선생 외에도 교유했던 작가들에게도 보낸 사신 기록물도 연구해 당시 문단 이면사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연구를 통해 작가의 이면을 새롭게 구성하고 전모를 밝혀 전집이나 평전의 고증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오영수 선생의 사신은 조연현 선생의 막내딸 혜령씨가 소장하고 있다. 혜령씨는 서울 은평구 국립한국문학관에 사신을 기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만, 울산시나 오영수문학관 등에서 국립한국문학관 수준의 보관만 약속한다면 사신 기증 의사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에 오영수 선생의 사신이 기증되면 전기·평론 집필을 위한 연구와 함께 원고지에 육필로 쓴 선생의 친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