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울산에서만 건설업체 30곳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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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울산에서만 건설업체 30곳 폐업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5.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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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불황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건설업계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들어 울산에서만 총 30곳의 건설업체가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체 신규 등록은 감소한 반면 폐업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 조달이 여의찮은 데다 금리 상승 우려 등 하방압력이 여전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9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울산지역 내 건설사 폐업 신고는 총 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건)보다 233.3% 늘었다. 2022년 1년간 43건의 폐업신고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들어 갑작스럽게 폐업 신고가 늘었다.

반면 신규 등록은 지난해(1월1일~5월9일) 165건에서 올해 87건으로 반토막 났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경쟁이 더 가속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 건설사의 폐업 증가 원인으로는 자금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지목된다. 잇단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자금조달지수는 전달보다 11.9p 하락한 66.6을 기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정부가 주택건설사업에 대한 자금지원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규모 확대 등 부동산 금융경색 완화대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미분양 적체와 토지매입 후 사업추진 지연 등으로 주택건설업체의 자금압박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사업 수익성 악화에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조사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철근(10.4%), 시멘트(15.2%), 판유리(5.7%)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비싸게 지은 건물이 팔리지 않는 것이다.

지역 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대형 건설사는 그나마 현금성 자산으로 버티고 있지만, 지방을 기반으로 한 중소 건설사의 경우 주택 분양에 사업 비중이 치중돼 폐업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실제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분양주택은 3월 말 기준 4134가구로 여전히 40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울산지역 미분양 주택은 395호에 그쳤지만, 1년새 10배 넘게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미분양주택이 쌓이는 속도가 빨라졌고, 11월엔 1585호, 12월엔 571호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683호가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건설사들도 분양을 미루고 있다. 이후 밀어내기 분양이 터질 경우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경우 주택업체의 연쇄 도산과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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