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료원 타당성 재조사 탈락
상태바
울산의료원 타당성 재조사 탈락
  • 이춘봉
  • 승인 2023.05.10 0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두겸 울산시장이 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 시민의 숙원인 울산의료원 건립 사업이 경제성 논리에 막혀 타당성 재조사 문턱에서 좌초됐다. 정부가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외면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울산시는 울산의료원의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은 다행히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기획재정부는 9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 결과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이 예타 대상 사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당성 재조사를 마친 울산의료원의 통과 소식은 제외됐다. 결과 발표에서 제외된 것은 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시는 북구 창평동 일원에 국비 등 총 2880억원을 투입, 500병상 규모의 공공병원을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었다.

시는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지역 의료 낙후도, 공공의료 균형 발전, 필수 의료 수행 여건 등을 강조했지만 경제성 논리에 밀려 사업은 불발됐다. 울산의료원의 B/C는 0.65로 기준치인 1을 크게 밑돌았다. 시는 올해 설계비로 국비 10억원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으로 도전했지만 끝내 물거품이 됐다.

울산의료원의 타당성 재조사 탈락은 지방 시대를 열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역행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울산의료원 건립은 윤 대통령의 지역 공약인 만큼, 말뿐인 공약에 그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공의료원 설립을 경제성 위주로만 평가하는 바람에 지방을 역차별하고 열악한 의료 현실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특히 울산의료원 건립 사업의 B/C는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던 대전·서부경남·서부산 공공의료원 등이 제시한 수치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엔데믹에 따른 공공의료 중요성의 감소,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착공에 따른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등도 타당성 재조사 탈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울산의료원 재추진을 위해 기존 500병상 규모에서 350병상 규모로 축소해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350병상 규모에서도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300병상까지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경제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300병상 규모인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500병상 규모로 확대하는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

울산의료원 건립 사업이 타당성 재조사 문턱에 막힌 반면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건설 사업은 지방권 광역철도 선도 사업으로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돼 첫 고비를 넘겼다.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는 KTX울산역에서 신복로터리, 웅촌, 양산 웅상을 거쳐 부산 노포에 이르는 연장 48.8㎞ 규모의 최초 비수도권 광역철도 건설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조424억원이다.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신복로터리에서 KTX울산역까지 10분대, 부산 노포동까지 30분대 생활권이 구축된다. 태화강역에서 신복로터리를 연결하는 울산도시철도 1호선과 연계하면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시대를 열게 된다.

김두겸 시장은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비수도권 균형 발전의 탄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의 예타 통과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에 여수로 설치하는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은 기재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통과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