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지만 울산에도 일상 속 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들이 곳곳에 있다. 이들 대부분은 평범한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으로 일상 생활 속에서 나눔, 기부 문화 실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보는 창간을 맞아 울산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기부자들을 소개하는 ‘나눔의 길을 묻다’ 코너를 통해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눔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어린시절부터 소액이라도 꾸준히 기부하는 습관 자리잡아
지난 2014년 울산 아너 소사이어티 클럽 제 29호로 가입한 이진용(55) 아너는 울산 중구 썬에이치에스티 기업의 대표다.
지난 1998년 IMF의 영향으로 직장생활을 그만둔 이 대표는 당시 30살의 나이에 단돈 700만원으로 울산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초반 어렵게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마다 소액이라도 지역의 기업, 종교단체에 기부를 이어왔다.
그는 “부모님이 기부하는 모습을 어린시절부터 보다보니 저도 자연스레 배우고 따라하게 됐다”며 “금액 상관 없이 할 수 있는 형편에 맞춰 소액이라도 기부를 이어왔고, 점차 저만의 습관으로도 자리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투명하게 기부금을 쓰일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알게 됐고, 1억원을 기부하며 지난 2014년 아너 소사이어티 제 29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기부 금액 부담 없이 누구나 기부할 수 있는 문화 조성돼야
이 대표는 “아직 울산은 기부라고 하면 ‘고액’을 기부해야만 나눔을 실천했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소액이지만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부나 봉사가 부자들의 자선 활동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일상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인식 확산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이에 어린시절 이 대표가 부모님의 나눔을 보고 자랐던 것처럼, 이 대표도 현재 그의 자녀에게 소액이라도 꾸준한 나눔 습관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저희 아이들도 초등학교 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매월 3만원씩 해외 아동 기부를 시작한게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소액이라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다보면 언젠간 습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너 클럽도 부자들의 모임이 아닌, 오히려 유복하지 않지만 가진 형편 내에서 기꺼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앞으로 기부나 봉사를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시작해 그게 내 습관으로 자리잡고, 내 주변 사람의 습관으로까지 자리잡으면서 울산시민 모두가 ‘나눔도시 울산’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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