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울산지역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출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2.9%가 ‘나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은 개인의 선택이다’고 답한 응답자도 90.0%에 달했다.
결혼과 출산을 일생의 의례로 간주하던 관념에서 벗어나 가족을 형성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선택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축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큰 문제로 작용했다.
실제로 결혼 장벽을 높이는 이유로 ‘안정적인 주거 마련이 어려움(57.0%)’이라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으며 ‘나 또는 상대의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함(41.4%)’,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큼(29.4%)’ 등도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출산 장벽을 높이는 이유 역시 경제적 부분인 ‘육아 및 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큼(70.6%)’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자녀를 잘 키울 만큼의 경제적 수준이 어려울 수 있음(64.1%)’,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함(53.4%)’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성인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지난해 울산지역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울산지역 출생아 수는 5400명으로 전년 대비 11.9%(727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만910명에 달했던 출생아 수가 6년 만에 반토막 난 것이다.
울산지역 출생아 수는 2016년 1만910명, 2017년 9381명, 2018년 8149명, 2019년 7539명, 2020년 6617명, 2021년 6127명, 2022년 5400명 등 매년 최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지역 혼인건수(4013건) 역시 전년 대비 1.6%(64건) 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출산과 혼인이 역대 최저를 기록함에 따라 지난해 울산지역 인구는 처음으로 1000명 자연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응답자들은 출산 및 육아 휴직 확대 시행(53.7%), 출산 및 육아 수당 지급(53.1%), 노동 환경 개선(51.2%) 등 부모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자녀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동산 시장 문제 해결(80.4%) 등 근본적인 사회 구조 개선안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보다 실효성 있고 현실적인 혜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