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중구 병영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마을관리조합)이 운영 1년 반만에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울산 마을관리조합의 첫 폐지 사례로, 지역 내 타 마을조합들도 재정상 어려움, 전문성 결여 등을 호소하고 있어 사업 연속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구성되는 주민 중심 자조 조직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수익사업을 개발하는데 목적을 둔다.
중구 병영지역은 지난 2018년 8월 ‘깨어나라 성곽도시’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며 2021년 5월 60여명으로 구성된 마을관리조합을 구성했다. 국토교통부 인가를 거쳐 조합은 2021년 12월부터 55억원이 투입된 ‘산전마루’의 마을공방·카페·공동교육실 등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생력에 한계를 보이며 지난 1월 폐지 신청을 접수, 현재 해산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제 산전마루 건물이 조성된 산전마을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고 인근 주민의 연령층도 높아 카페나 공방 등의 이용이 저조할 것이란 지적이 초반 제기됐다. 그럼에도 준공 후 산전마루 2층에 울산 최초 만화도서관이 조성, 개관 6개월여 만에 방문객 1만여명을 넘어서는 등으로 활성화가 기대됐으나 같은 건물 내 카페와 구판장은 크게 수익을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관계자는 “전문가 없이 주민들로 구성되다보니 사업 운영과 특화사업 개발, 추진 등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병영 마을관리협동조합은 초반 마을기업육성사업 지원금 5000여만원이 소진되자 건물 운영만큼의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올해 1월 폐지 신청을 접수했다.
한편 이같은 울산 마을관리협동조합 첫 폐지 사례가 발생하며 남은 마을관리협동조합의 운영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 마을조합은 비영리, 주민 자체 조직이라는 한계점이 뚜렷해 울산 마을조합 6곳도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울산 마을조합 간담회에서는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공과금, 인건비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느라 재정적 어려움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울산 도시재생사업 14곳 진행에 2600여억원이 투입됐음에도 사업을 이어나갈 주민 조합이 여전히 안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연속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