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는 여야 대표 간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한 취지의 제안이라고 했으나, 민주당은 단순한 식사보다 깊이 있는 정책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여야 대표의 식사정치는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정치권 일각에선 나온다.
김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당 출입 취재진과 만나 ‘당 대표 취임 후 이 대표에게 격주로 보자고 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 “보려고 했는데 답변이 없다”고 했다.김 대표는 “며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옆자리에 앉아 ‘얼굴 한 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하든지’라고 했더니 이 대표가 ‘국민이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양당 대표가 만나 밥만 먹으면 국민이 안 좋아한다는 것인데, 이해가 안 된다.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나오고, 필요하면 구체적인 논의도 하니 밥이라도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 만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후 각종 행사에서 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식사 등 회동을 제안했음에도, 이 대표가 거절해왔다고 김 대표 측은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취재진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 당 대표실이 지난 2일 오후 6시께 민주당 대표실에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했다고 알렸다.
민주당은 “대표실은 ‘단순한 식사보다 현안 의제를 정하고 여야 협치와 민생을 논의하는 실효성 있는 공개 정책 회동을 하자’는 취지로 회신했으나, 여당은 편하게 식사나 한번 하자는 입장을 견지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식사 제안을 거절했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보여주기식 식사 회동보다 정책 대화를 하자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이 대표가 재차 밝힌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께서 바라는 것은 여야 협치를 통한 정치의 회복이지, 정치인만의 식사는 아닐 것이다. 정부·여당은 민주당을 야당으로 인정하고 협치의 손길에 응답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부터 100일간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 정치상황에 따라 여야 대표의 식사정치가 이뤄질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여의도 정치권의 한 원로는 “정국이 꼬일때는 여야 대표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식사정치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야당 대표가 흔히 주장하는 대통령과 만나는 영수회담만이 회담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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