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백만송이 장미(薔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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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백만송이 장미(薔薇)
  • 경상일보
  • 승인 2023.05.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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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녹음이 넉넉한 5월에 아카시 꽃과 함께, 야금야금 들판을 채우던 모내기도 끝이 났다. 사방에 꽃이다. 단연코 장미가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5월24일, 울산대공원에 장미 축제가 시작되었다. 도심 속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울산대공원에서 열리는 장미축제는 2006년에 시작해 올해 15회를 맞아 연인원 500만명이 넘게 방문한 울산의 대표 꽃 축제다. 5만6174㎡ 규모 장미원에서 265종, 300만송이 장미꽃 향기가 넘쳐난다. 국가정원이자 도심 속 시민들의 쉼터인 울산대공원과 십리대숲, 장미축제는 울산이 공들이고 애쓴 자랑거리다. 참 잘 했다. 사람들이 모이려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필요하다. 더 좋은 스토리는 무얼까? 울산은 꽃 좋고, 물 좋고, 산 좋고, 또 ‘울산 큰 애기’도 있다. 장미꽃을 둘러보고 맑은 태화강에 떼 지어 유영하는 로봇 돌고래라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그런데 사람들이 장생포 고래박물관을 얼마나 알까? 고래바다 여행선을 타 보고 고래생태체험관에서 4D영상을 보는 것도 권한다.

어디라고 장미공원이 없고 장미 축제가 없겠는가? 전국에 보니 많은 장미 축제가 있다. 마침 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의 중랑장미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인 5.45㎞의 장미터널이 아름다운 곳이다. 천만송이가 피었다니 걸으라 하지 않아도 즐기며 걸을 수밖에 없는 꽃 터널이다. 2005년 중랑천 둔치 공원화 사업으로 심기 시작한 장미가 그동안 뿌리내려 지금의 아름다운 장미터널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울산이나 포항은 간절곶과 호미곶이 비슷한 분위기다. 지금은 과메기를 말리는 포항의 구룡포도 포경(捕鯨)을 했던 곳이다. 이렇게 가까운 포항에도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장미축제를 한다. 삼척과 곡성, 기차마을에도 장미축제가 한창이다.

장미(薔微)를 국화(國花)로 하는 나라는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불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영국 등이며 미국의 뉴욕, 노스다코타, 콜롬비아 주 등이 주화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울산, 포항, 인천시가 시화(市花)로 삼고 있다. 서울, 포항, 경주, 원주, 고양, 삼척, 곡성, 용인, 부천 등에서도 장미가 많고 장미 축제를 연다. 번식이 쉽고 꽃이 예쁘니 어딘들 가꾸지 않겠는가? 이제 주택이면 장미 한두 그루 없는 집이 없을 것이다. 담장에 장미 덩굴이 뻗어있으면 부잣집 같아 보인다.

한국에 자생하는 야생 장미류에는 찔레나무, 해당화, 노란 해당화, 돌가시나무, 생열귀나무, 용가시나무, 붉은 인가목 등이 있다. 찔레꽃은 화려하지도 향기롭지도 않으나 코끝을 집중시킨다. 따 먹는다고 배가 부를까 마는 꽃잎도 새 순도 따 먹었다. 해는 길고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던 이야기다. 더하면, 찔레꽃을 닮은 엄마와 누이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동안 개발된 장미의 품종은 2만5000종이 넘지만 남아있는 것은 6000~7000 종이라 한다. 놀랍다. 한국에는 19세기 후반, 미국과 유럽에서 서양 장미가 들어왔다. 그러나 해방 후에야 유럽·미국 등지로부터 우량종을 도입해 본격적으로 원예종을 재배하고 있다. 로열티가 비싸서 찔레꽃 대목에다 개량종 눈을 접붙이거나 해 변종을 만들어 기르는데 섞을수록 다른 잡종이 생겨나니 색도 모양도 점점 다양해진다. 과학기술이 좋아졌으니 장미 잎의 세포 몇 개로 수많은 세포분열을 시켜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배양해 기르면 좋겠다. 인건비가 비싸고 일손이 귀하니 개인 농장으로는 쉽지 않고 스마트 팜으로 딱 맞는 일이지 싶다. 울산이 장미 묘목도 길러 팔면 좋겠다. 시화라 하니 울산을 장미로 덮으면 어떨까? 무언가 달라야 한다. 마른 꽃이나 향수, 오일, 차 등 장미로 만드는 제품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꽃잎을 하나씩 뜯어 모아 두었다가 쓸 데는 없을까? 버버리 무늬처럼 장미꽃 무늬로 울산의 브랜드는 안 되는 걸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고 또 고객은 가치를 사는 것이다.

그 지독한 바이러스를 잘 견뎌 내었다. 벚꽃을 보고나서 아카시 꽃향기를 흠뻑 맡다가 이제 장미꽃을 보니 그간의 힘들었던 세월을 보상 받는 기분이다. 전국에 장미공원이 많고 축제를 여니 한동안 그렇게 즐기면 되겠다. 연인들끼리 장미 꽃다발을 주고받는 날인 로즈 데이(rose day)가 스승의 날 전날인 5월14일이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부부의 날이 21일이었다. 연인 간에, 부부 간에 얼마나 장미꽃을 주고받았을까? ‘백만 송이 장미’를 들으니 다시 태어나면 백만에서 통 크게 만을 빼고 백 송이 장미 다발이라도 받아볼 수 있으려나? 아니 딱 한 송이면 또 어떤가!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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