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수주 불황 등 지역 주력산업 부진으로 오랜시간 활기를 잃었던 동구지역 상가에 손님 행렬이 끊이지 않았으며, 음식재료가 없어서 못 파는 가게들이 속출했다.
자릿값·바가지 요금 없는 청렴한 축제를 열었던 만큼 이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오후 찾은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일대. 인근 차량 통제로 축제장으로 향하는 도보 행렬은 현대중공업 정문부터 3㎞가량 이어졌다.
행사가 시작되기 서너시간 전부터 시민들은 바다 조망의 명당자리를 찾아다녔고, 가게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일부 시민들은 수십만원의 자릿값을 카페에 제안하며 예약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상가에서는 바가지 상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로변이나 인도 등에서 관람하는 시민들도 포장마차에서 간식으로 요기했으며, 숙박시설 등도 주말 요금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10만원 안팎으로 구할 수 있었다.
이른 더위 속 시원한 밀면가게는 도로까지 대기줄이 이어졌고, 편의점에서도 계산하려는 시민들이 내부를 가득 메웠다. 한 편의점 점주는 “이날 매출이 평소보다 5~6배 늘었다”고 말했다.
평소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운영되던 조개구이집도 9시께 재료가 소진되면서 손님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인근 삼겹살집은 테이블 치울 인력이 부족해 손님을 돌려보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김모씨는 “축제장에서 걸어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서 겨우 식사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마지막 테이블이었고, 식사하는 내내 빈 자리를 찾는 손님들로 북적였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청은 먹거리 안내지도를 배부하고 1만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SNS에 게시하면 커피쿠폰을 주는 등의 캐시백 이벤트도 진행해 업소 지원과 관광 활성화에 힘을 더했다.
울산 중구에서 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는 최모씨는 “축제 자체에서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지갑은 인근 상가에서 열렸다. 바닷가 명당자리 카페, 음식점 등에서 바가지요금이 거의 없었고, 이날 열린 행사로 지역 상권과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이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오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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