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하는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 이후 4번째 기획전으로 다학제·다장르·다세대·다국적 융합전시를 선보인다. 지난해 열흘간 진행했던 파일럿 프로젝트전의 후속으로 유연한 예술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관계망을 만들어나가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울산시립미술관은 8일부터 오는 9월3일까지 미술관 1·2전시실에서 기획전 ‘어느 정도 예술공동체: 부기우기’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장르와 국적, 세대의 경계를 허물고 작가 58명이 참여해 작품 8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특히 융합전시의 취지에 맞게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사를 포함해 기획자 9명이 참여해 각각의 주제를 꾸려 전시한다. 회화, 디자인, 컬트비디오, 사운드아트, 드로잉, 조각, 메타버스, 사진, 벽화, 퍼포먼스 등 예술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한다.
우선 메네네 그라스와 김진아 기획자의 참여로 선보이는 ‘마테오 마테의 월드 랜드 스케이프 프로젝트’에서는 울산을 비롯해 한국, 전세계의 이야기가 담긴 신문을 활용해 작가만의 세계를 구축한 가로 30m, 세로 15m의 대형 설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쟁과 정치적 충돌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문을 통해 작가는 해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유진상 기획자의 ‘아무도 기다린 사람은 없지만’에서는 신진작가 5개팀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이 대안공간에서의 관계성이 담긴 오브제로 설치·영상 작품을 소개한다. 팬데믹 이후 단절된 관계에서 친구에 대한 고민을 주제의식으로 담아낸 대형 벽화작품도 눈길을 끈다.
김성우 기획자는 ‘당신의 초상’에서 사물, 시대, 시공간, 기억에 관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사람과 공간의 초상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고, 권태현 기획자는 ‘마테리-델리아’에서 물질적 영향관계를 탐구하고 드러내는 작품을 전시한다.
중국의 기획자 차오지아 싱은 ‘황금다실 이후 두개의 정류장’에서 코로나 이후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카페의 다양한 문화를 재미있는 시선으로 소개하고, 이지영 기획자는 ‘초_미지’에서 젊은 아시아 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현실의 재현에서 현실과 가상 사이의 존재에 대한 표현으로 변화하는 사진의 흐름을 살펴본다.
또한 올해 울산시립미술관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 ‘대면_대면’에 선정된 해오름동맹 작가 10명의 작품과 메타버스 공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신지호 기획자의 섹션 전시도 마련된다.
한편, 전시기간 연계 강연과 퍼포먼스 공연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우선 10일에는 전시 기획자 차오지아 싱과 스페인 작가 마테오 마테가 각각 ‘기획자가 말하는 다도(茶道)의 예술적 실천’ ‘작가의 시각으로 일상적 풍경 다르게 보기’를 주제로 관객과 소통한다. 전시 연계 행사는 8월까지 이어진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이번 기획전은 울산시립미술관이 미래형 미술관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전시다”며 “전문가 집단을 위한 미술관이 아니라 소통과 공유를 통해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전시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문의 229·8453.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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