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북구 판지어촌계 수산물구이단지 인근. 수산물구이단지 인근부터 판지항까지 해안가를 따라 수만마리 이상의 물고기 사체들이 띠를 이루고 있었다. 밀물 때라 사체 대부분이 물밑에 잠겨 있었는데, 사체들이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매기들은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북구와 판지항 어촌계에 따르면 해안뿐만 아니라 판지항 앞바다 바닥에도 폐사체들이 널려있다.
김경수 판지항 어촌계장은 “5~6년마다 다양한 어종이 집단폐사해 이런 광경이 연출된다”며 “5년 전엔 오징어 새끼들이 떼로 폐사해 인근 주민들이 싹 걷어갔다. 하지만 이번에 폐사한 물고기는 방언으로 이멸치라 불리는데, 맛이 없어 갈매기나 바위틈 게들도 먹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써는 이상기후로 인한 수온 변화 또는 냉수대 출현 등이 유력한 사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이날 어촌계원들은 바다 수온이 너무 낮아 출항 직후 곧바로 복귀하기도 했다. 물고기떼가 조류에 떠밀려 해안까지 왔다가 산소 농도 저하로 집단폐사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북구는 물고기 사체가 자연 분해되지만 사체가 썩으며 생성되는 악취 등으로 인한 민원을 고려해 간조 때 인력을 동원, 사체들을 걷어낸다는 계획이다. 또 정확한 어종과 집단 폐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에 문의할 예정이다.
북구 관계자는 “어촌계에선 방언으로 이멸치라 부르지만, 청어 새끼로도 보여 정확한 어종을 확인 중”이라며 “이상기후로 인한 이른 냉수대 출현 등 자연재해가 유력한 사인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말 경남 창원시 마산만과 진동만 일대에서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해 폐사체 226t을 수거했고, 지난 4일에는 제주 이호해수욕장에서도 5t 이상의 정어리 폐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왔다. 신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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