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질적인 인력난 속에 글로벌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기술 초격차와 함께 차세대 선박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일손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에만 연구·개발(R&D)에 전년 동기(174억2900만원) 대비 48.64% 증가한 259억600만원을 투입했다. 2021년 924억8000만원, 지난해 1251억6500만원으로 연간 투자액을 늘린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도 R&D 투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153억1600만원) 대비 7.47% 늘어난 164억6000만원을 R&D에 사용했다.
인재 영입 경쟁에서는 한화오션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한화오션은 이날 출범 후 처음으로 대규모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생산·R&D·설계 등 기술분야 외에도 영업·사업관리, 재무, 전략, 인사 등 전 직무에서 연말까지 상시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힌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조선업 불황 시절인 2016년부터 매년 신입·경력사원을 수시로 모집해왔다. 올 상반기에도 대졸 신입 공채를 두 차례 진행하는 등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에는 전 계열사 경력사원 채용과 대학생 하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조선업계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다양하게 마련해두고 있다.
특히 사내 협력사를 포함해 총 2000명의 외국인 인력이 근무 중인 HD현대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외국인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사내에 통역 인원 22명을 투입해 외국인 근로자의 적응을 돕는 동시에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손잡고 외국인력 지원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인턴 8명이 울산 조선소에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글로벌 현중인의 소통 꿀팁’이란 게시글을 올려 외국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공유 중이다. ‘물 건너온 현중인’이라는 제목으로, 영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우즈베키스탄어, 스리랑카어로 날씨와 계절을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호황으로 일손이 달리는 조선업계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급한 불을 끄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이들의 빠른 정착은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조선업계에서 부족한 생산직 인력은 1만3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조선업계의 인력난 타개를 위해 외국 인력 도입 제도 개선에 나섰고, 그 결과 올해 1분기까지 5000명이 넘는 외국인 인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현재 전문인력(E-7) 비자를 획득한 3184명이 법무부의 비자 심사를 통과해 국내 조선업 현장에 투입됐고,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은 1849명에 대한 심사도 완료된 상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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