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단체 공연 수년째 ‘우려먹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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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단체 공연 수년째 ‘우려먹기’ 논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3.06.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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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음악당을 표방하는 중구문화의전당이 수년째 특정 단체의 공연을 ‘우려먹기식’으로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연단체에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공연 레퍼토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중구문화의전당은 지난 2019년부터 공연장 특화 공연 제작의 일환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이 이끄는 ‘콰르텟엑스’가 참여하는 렉처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오스트리아·체코·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의 국가를 주제로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공연을 다섯차례 진행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베토벤·슈베르트·모차르트 등 음악가들을 주제로 10차례 공연을 했다. 지난해에도 엘가·라벨·말러·슈트라우스의 음악을 다루며 공연을 4번 펼쳤다. 올해도 지난 3·5월에 이어 9월까지 4번 공연을 한다.

문제는 문화계에서 이례적으로 특정 공연단체가 비슷한 형식으로 수년째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공연 횟수로만 보면 지역 공연단체가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하고 지역민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경우 서류 신청과 접수, 심의 등 절차를 거쳐 선정·지원되는 반면 기획공연의 경우 공연장 기획자와 출연진 간 협의와 계약으로 진행된다. 중구문화의전당 ‘렉처콘서트’도 별도의 심의 없이 문화의전당 내부 결정으로 수년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어서 특정 공연단체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로 조윤범의 렉처콘서트는 인근 양산문화예술회관은 물론 수년 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을 진행했지만, 1~2년 공연에 그쳤고, 중구문화의전당에서만 5년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분야 한 지역 예술인은 “공공 문예기관 본연의 역할을 위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다양성을 갖춘 공연을 선보여야 한다”면서 “공연장 상주단체도 아니고 한 단체가 한 공연장에서 오랫동안 지속해 공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중구문화의전당은 “렉처콘서트는 클래식 입문을 위한 공연으로 내용을 달리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왔다. 코로나 팬데믹 등 공연장을 꾸려나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안정적으로 티켓파워를 확보할 수 있어 공연을 이어온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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