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조는 “산업도시 울산을 이끈 기업인에 대한 예우 차원의 기념사업 추진과 지원 조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250억원이라는 예산을 기업인 흉상에 쓴다는 상상력의 수준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흉상 건립으로 해당 기업의 탈울산 방지, 울산 재투자, 신규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가”라며 “오히려 해당 기업과 기업가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무려 98%에 달하며 자녀 학자금, 주거비 지원 등 기업 복지 없이 일하는 노동자들이 40만명”이라며 “노동자들이 낸 세금 250억원을 노동자와 시민을 위해 써라”고 주문했다. 두 노조는 “250억원이면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복지와 산업전환기 소멸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비용으로 쓸 수 있다”며 “하청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도 차별받지 않는 울산을 만드는 데 250억원을 쓰는 것이 기업인을 예우하는 것으로 울산을 일군 노동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시는 울주군 언양읍 일원에 높이 30~40m 규모의 기업인 흉상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흉상으로 제작될 기업인으로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과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과 기업인 단체,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등에서는 찬반 양론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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