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냉해와 흑성병 피해를 입은 울산지역 배 농가들이 월동을 마친 미국선녀벌레까지 발견되자 비상이 걸렸다. 병·해충이 기후 등 환경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만큼 대비가 어려워 지자체 차원의 약제 지원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울산시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울주군 삼남면 과수 농가 주변 등 울산 대부분 산림에서 부화한 미국선녀벌레가 발견되고 있다.
미국선녀벌레는 산림에서 알을 낳아 성장하면서 과수원 등으로 옮겨와 농가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 해충은 나무의 가지와 잎에 집단으로 기생하면서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는다. 이 과정에서 영양분을 뺏긴 나무는 말라죽거나 과수의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
앞서 울산시농업기술센터는 산림에서 월동과 부화를 거치는 미국선녀벌레를 발견했지만 방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아카시 나무 등 잎이 넓은 나무에 알을 낳아 월동하다보니 양봉농가는 물론 벌 등 유익충 피해가 우려돼 적극적인 방제에 나설 수 없다. 또 다른 해충처럼 알이 크지 않은데다 산림에서 부화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발견하기 쉽지 않아 선제 대응도 어렵다.
외래종이다보니 천적도 많이 없다.
농가에서는 “올해 농사는 글렀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과수 농가 등은 올초 이상기후로 꽃이 빨리 핀 상태서 꽃샘추위로 냉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렇게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올해 유난히 봄비도 잦아 흑성병도 예년에 비해 많이 발병했다. 이에 울주군은 지난 2월 흑성병 약제 등 지원에 나서기도 했지만 올해는 엘니뇨 발생 등 이상기후 징조가 뚜렷해 인위적인 방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농업기술센터는 “병·해충 발생이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다보니 적극적인 현장 예찰과 모니터링을 병행하면서 지속해서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방제 작업 사전 안내 등을 통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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