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년 내 계약이 만료되는 울산 주택 전세 보증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직적인 전세사기와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 문제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직방이 전세계약 기간을 2년으로 간주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울산 주택 전세거래 총액은 약 2조804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금액이 1조4077억원, 내년 상반기 만료 예정 금액은 1조3967억원이다.
이는 국토부가 2011년 실거래가 자료를 공개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최대치다. 10년 전인 2011년 하반기~2012년 상반기 보증금 규모(1조85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2년 만기가 돌아오는 전세 총액은 아파트가 2조5109억원으로 전체의 89.5%를 차지했다. 단독다가구 1230억원(4.4%), 오피스텔 1131억원(4.0%), 연립다세대 575억원(2.1%) 등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외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지만, 최근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아파트 외 주택에서 집중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직방은 지적했다.
3조원 규모의 전세보증금이 1년간 일시에 모두 반환되지는 않겠지만, 전세보증금 거래 총액이 줄어들고, 울산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2년간 10% 이상 하락한 상황을 감안하면 전세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전세보증금 계약만료가 예상되는 만큼 임대인의 상환 능력을 살피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전국 주택 전세거래 총액은 302조17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금액이 149조800억원, 내년 상반기 만료 예정 금액은 153조900억원이다. 전국 역시 국토부가 2011년 실거래가 자료를 공개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최대치다.
시도별로 향후 1년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전세보증금 총액은 서울이 118조68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 98조9300억원, 인천 15조8200억원으로 수도권에서만 233조4300억원(77.3%)이 집중됐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부산의 전세계약 만료 보증금 총액이 12조1700억원으로, 지방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1년간 전세계약 만료가 예상되는 보증금 총액 상위 시군구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강서구, 강동구로 조사됐다. 강남구는 13조2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11조6000억원, 서초 9조2500억원으로 조사됐다. 강서구 7조4700억원, 강동구 6조5500억원 규모의 보증금이 전세계약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