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발길 줄어든 문방구 추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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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발길 줄어든 문방구 추억 속으로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3.06.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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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화정동에 위치한 우리동네문방구. 2023년 6월20일 폐점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울산 동구 방어동에서 20년, 화정동에서 30여년 총 50여년동안 문방구를 운영해온 오도영(72)씨가 계산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준비물 학교 지급 등 영향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문방구가 잇달아 폐업, 추억 속 공간이 되면서 아쉬움과 향수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일 울산 동구 화정동 우리동네문방구. 정문에는 ‘30년동안 이용해 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립니다. 2023년 6월20일 폐점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리동네문방구를 운영하는 오도영(72)씨는 30년째 한결같이 같은 자리에서 문방구를 운영해 화정동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추억이 가득하다. 그동안 내부 인터리어도 7번이나 진행할 만큼 가게에 대한 애착도 크다.

오씨는 1965년 14세 나이에 삼천포에서 동구로 이사와 20세부터 문방구를 운영했다고 회상했다. 방어동에서 20여년, 화정동에서 30여년 총 50여년 동안 문방구를 운영해 왔다. 최근 오씨는 건강 악화로 전동휠체어를 타야 하고, 줄어든 방문객 등의 이유로 20일 결국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 폐업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어린 시절 이용했던 주민들은 ‘돈쭐(돈으로 혼쭐)’내러 가게에 방문하기도 했다.

오씨는 “50여년 문방구를 운영하면서 가게에 방문했던 어린이가 커서 자녀를 낳아 손잡고 같이 방문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폐업한다는 소리를 들은 일부 주민은 안타까움에 엽서도 보냈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날이 마지막 영업이었던 오씨는 “함께 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나면서도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발길이 줄어든 소형 문구 업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는 등 점차 폐업이 많아지는 추세다. 울산시 사업체 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적 및 문구용품 소매업 사업체 수는 330곳으로 전년(374곳)대비 44곳이 폐업해 1년새 12%가 감소했다.

한 대형 문구류 도매업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문방구의 입점도 소매가 힘든 이유 중 하나이지만, 가장 큰 요인은 초등학교에서 준비물 등을 입찰을 통해 자체적으로 제공하기에 학생들의 방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무인점포가 늘어난 것도 폐업의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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