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새벽 울산 남구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미숙아 시신이 발견됐다. 앞서 경기 수원 한 가정집 냉장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데 이어 화성에서도 소재 파악되지 않는 영아 유기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기관간 연계 강화로 모니터링 등 영아 유기 방지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에서 2015년부터 태어난 국내 영·유아 가운데 2000여명이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일부에 대해 생사 여부에 관한 조사에 착수해 경기 수원의 가정집 냉장고 등 영아 유기 사건을 인지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2015~2022년 새 출산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의 사례 조사가 이뤄졌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 2236명 중 울산 소재 영·유아도 28명이 포함됐다.
전국에서 영아 유기 사건이 불거지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이날 오전 3시20분께 남구 달동 한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 쓰레기통에서 6개월 가량된 미숙아 시신이 발견됐다.
쓰레기를 수거해 차로 옮기던 환경 미화원이 발견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탯줄이 끊어진 채 나체 상태의 50㎝, 0.5㎏ 가량의 미숙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오래되거나 부패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은 봉투 등에 담기지 않은 채 쓰레기 사이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에는 2일에 한 번씩 수거 차량이 쓰레기를 수거해 가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21~22일 사이 유기됐을 거란 추정이 가능하다.
현장에는 분리수거장을 비추는 CCTV가 있으나 현재 용의자는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현장 감식, 폐쇄회로(CC)TV, 차량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영아 사인과 연령대 등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탐문 수사를 병행하는 한편 부검 결과를 토대로 다각도로 수사 방향을 열어두고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번 울산 영아 유기는 감사원 조사 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영·유아 출생 등을 감독하는 관계 기관간 업무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산 기록은 보건·의료 분야로 분류되다보니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출생이 미신고된 영·유아에 대해서는 행정기관에서 알 수 없다. 관련 현황도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보니 파악하기 어려워 영아 유기 사건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병원을 찾지 않고 출산하는 깜깜이 출산 등 경우의 수를 고려했을 때 파악하지 못한 영·유아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감사원에서는 미신고 영·유아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 중이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