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도 모르는 ‘동구 청소년 문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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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도 모르는 ‘동구 청소년 문화거리’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3.06.2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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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생활과학고등학교와 방어진고등학교 사이에 조성된 ‘일산천 청소년 거리’의 숲속 야외도서관. 시나 명언을 새겨넣은 발판의 흰색 페인트가 벗겨져 빛 반사로 인해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 울산 동구 생활과학고등학교와 방어진고등학교 사이에 조성된 ‘일산천 청소년 거리’의 숲속 야외도서관. 시나 명언을 새겨넣은 발판의 흰색 페인트가 벗겨져 빛 반사로 인해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
“울산 동구에 청소년 거리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초·중·고등학교가 모여있는 대송동 일원에 11억8000여만원이 투입된 ‘청소년 문화 거리’가 조성된 지 8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 보강이 전무하고, 문화·체험 행사 등에도 이용되지 않으면서 인근 학생들도 모르는 장소로 전락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방문한 동구 일산천 청소년 거리. 울산생활과학고등학교와 방어진고등학교 사이의 170m 길이의 골목길에는 모션카피 포토존과 숲속 야외도서관이 조성돼 있었다. 포토존 옆 게시판에는 오래된 낙서들이 쓰여져 있었다.

특히 야외도서관으로 조성한 길바닥에는 시·명언 등의 해설판이 설치돼 있으나 글자에 새겨 넣은 흰색 페인트가 모두 벗겨져 빛 반사로 인해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한 방어진고 학생은 “동구에 청소년 문화 거리가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공원이나 산책로인 줄 알았는데, 주로 학교 정문으로 통학하다 보니 잘 안 가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장소는 지난 2015년 7월 동구가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송지하차도 상부 면적 1만2500㎡ 부지에 그룹 스터디장, 어울림마당, 체험학습장, 풋살장, 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일산천 청소년 거리로 명명했다. 2017년에는 1억8000여만원을 더해 일산초 앞 육교부터 나무데크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접근 편의성도 개선했다.

하지만 이후 6년여 시간이 지났으나 추가적인 콘텐츠가 개설되지 않았고, 현재는 동구가 ‘일산천 문화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관리하면서 사실상 청소년 문화 거리라는 취지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더욱이 동구 청소년문화의집이 진행하는 각종 청소년 문화·체험 행사는 유동 인구가 많은 대왕암공원 일원이나 현대백화점 동구점 광장 등에서 주로 개최하면서, 해당 장소는 배제하는 실정으로 이용률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동구 관계자는 “일산천 청소년 거리는 주민·학생 모두 이용하는 일종의 공원 시설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청소년 시설 등 별도의 콘텐츠 보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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