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韓 조선, 수주 러시에도 화물창 로열티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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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韓 조선, 수주 러시에도 화물창 로열티에 ‘한숨’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6.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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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절반 이상을 울산지역 조선업계가 수주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LNG선 핵심설비인 화물창 로열티 부담도 덩달아 커지면서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절반 이상을 울산지역 조선업계가 수주하는 등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LNG선 핵심설비인 화물창 로열티 부담도 덩달아 커지면서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한 블루웨일호에 첫 한국형 화물창 기술이 적용되면서 LNG선 핵심설비인 화물창 관련 기술에 대한 국산화 여부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산하 HD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대만 선사 양밍해운과 1만55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으로 5개월 만에 114억2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해 연간 목표 157억4000만 달러(약 20조8000억원)의 73%를 달성했다.

이처럼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절반 이상을 울산지역 조선업계가 수주하며 사실상 LNG선을 독식하고 있다.

하지만 LNG선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기술 국산화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수주 행진을 이어 갈수록 LNG 보관 기술인 화물창 원천 기술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프랑스 GTT에 내야 하는 로열티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NG 운반선은 천연가스를 섭씨 영하 162℃로 냉각, 액화해 600분의 1로 크기를 줄인 LNG를 해상으로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창을 섭씨 영하 162℃의 극저온 상태로 유지시키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천연가스 성분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메탄의 끓는점이 섭씨 영하 162℃이기 때문이다.

현재 운항하는 LNG 운반선의 70% 이상이 프랑스 GTT가 라이선스를 보유한 화물창이며, 한국 조선사들은 척당 선가의 약 5%(약 100억원)을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LNG 운반선 수주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매년 막대한 로열티가 발생하는 셈이다.

결국 한국 조선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독자 화물창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한국형 화물창 개발업체 케이씨엘엔지테크(KC LNG Tech)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술 개발을 진행한 것이다. 정부 국책 과제에 참여해 10여 년 만에 1세대 한국형 화물창 기술(KC-1)을 공동 개발했지만, 품질 논란으로 5년째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기술적 완성도 입증에는 실패한 셈이다.

현재 KC LNG Tech는 기존 화물창의 기화, 결빙 문제를 보완한 2세대 화물창 KC-2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HD현대중공업이 울산조선소에서 건조한 블루웨일호(7500㎥급 LNG 벙커링선)에 최초로 적용됐고, 현재까지 별다른 기술적 이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블루웨일호를 통해 KC-2 기술이 검증되면 대형 LNG 운반선에 적용하는 상용화 과정을 거쳐 한국도 독자적 화물창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국산화를 위해 국책사업으로 시작한 취지를 고려해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의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은 운항 기간이 30년 이상으로 단기간 기술 검증과 신뢰도 확보가 어렵다. 이 때문에 해외 선사는 오랜 기간 기술이 검증된 GTT의 기술을 선호한다. 한국 조선사들이 독자 화물창을 개발해도 신뢰도를 얻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과거 결함에 대한 책임만 추궁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모으고 꾸준한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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