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반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울산도시철도(트램) 1호선 사업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경제성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서 울산에 불리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빠르면 8월 중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1호선과 연계해 진행 중인 울산트램 2호선 예비 타당성 조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빠르면 내달 중으로 울산트램 1호선 사업에 대한 2차 중간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재부는 지난 2021년 2월 울산트램 1호선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에 착수해 1년 반 뒤인 지난해 8월 1차 중간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시 기재부는 경제적 편익 보완 절차를 거쳐 2차 중간 점검회의를 연 뒤 연내 통과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곧이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2차 중간 점검회의는 해를 넘겼고, 올해 3월과 6월 등의 예상 시한도 잇따라 넘겼다.
경제성을 확정하는 2차 중간 점검회의가 1차 중간 점검회의 이후 무려 10개월째 열리지 않으면서 울산트램 1호선 사업의 평가 결과 발표 역시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가 빠르면 7월 중 2차 중간 점검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8월 중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울산트램 1호선 타당성 재조사를 수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수요 분석을 실시한 아주대학교 연구팀으로부터 평가 자료를 전달받았다. KDI는 아주대 연구팀의 자료를 바탕으로 최종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재부가 언질대로 7월 중에 2차 중간 점검회의를 연다면, 이후 정책성 검토를 거쳐 8월 열리는 기재부의 2023년 제3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반면 7월 중 2차 중간 점검회의를 열지 못하면 8월 재정사업평가위 상정은 불발되며, 올해 마지막 재정사업평가위에서 결론이 날 수 있다.
문제는 1차 중간 점검회의 당시 제시됐던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여전히 기준치인 1을 넘기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께 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여부와 맞물려 울산트램 1호선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KDI의 최종 검토에 시일이 걸리면서 수요 분석 과정에 이상이 있어 보완이 길어진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울산트램 1호선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길어지면서, 1호선과 연계돼 진행하는 2호선 사업에 대한 검토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울산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 연내에 울산트램 1·2호선에 대한 타당성 평가를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울산트램 2호선 사업에 대한 검토는 1호선 검토에 발목을 잡혀 아직 1차 중간 점검회의도 열지 못한 실정이다.
기재부는 1호선에 대한 타당성 평가가 완료되면 2호선 타당성 평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1차 중간 점검회의 이후 보완 절차를 감안하면 연내 완료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