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남부경찰서는 28일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신종 마약(합성 대마)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55명을 검거해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95g(약 3200회 투약분)과 신종마약 670㎖(10만회분)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울산 한 가정주부가 마약에 취한 채 112로 “내가 마약을 했는데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자수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됐다.
이번 단속에서 마약 유통책은 36명(33명 구속, 3명 불구속 입건), 투약자는 19명(16명 구속, 3명 불구속 입건) 적발됐다. 이들은 서울·부산·울산을 포함해 전국 각 지역에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며 필로폰과 신종 마약을 판매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에서 부산 선박을 통해 마약을 밀수입하거나 서울지역의 조선족을 통해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만 18세부터 70대 중반까지로, 20~30대가 3명이고 50대가 대다수다. 35명이 무직자로 확인됐으며 유통책 중에는 건설업 종사자, 대리기사, 가정주부, 유흥업 종사자 등도 있었다.
필로폰의 경우 지역 선후배나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자들이 숙박업소나 차량 내부에서 대면으로 주로 거래했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신종 마약의 경우 텔레그램 등 메신저 앱을 통해 거래를 체결하고 매수 대금은 현금이나 가상화폐로 받아왔다.
신종 마약 유통책들은 속칭 ‘던지기’ 기법으로 마약을 유통해왔는데 주로 CCTV가 없는 아파트 주차장이나 화단, 아파트 양수기, 우편함 등에 넣어두고 이후 구매자들이 찾아가는 방식이다.
특히 이들은 CCTV 영상 기록 보존이 한달이라는 점을 이용해 한달 전에 미리 마약을 숨겨두고 영상 보존기간이 끝난 뒤 위치를 알려주는 수법도 사용했다.
울산에서는 판매책 9명이 적발됐는데 지난 2월 말 중구 반구동 한 주택가에 한 여성이 에어컨 실외기 위에 담뱃값으로 싼 마약을 숨겨두자 30분 뒤 여성 3명이 마약을 찾고 떠난 현장이 적발됐다.
지난 16일 남구 삼산동 모텔에서도 합성 대마를 투약하던 이들과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 화단에 마약을 숨겨두고 사진을 찍어 판매하려던 유통책이 붙잡혀 전체 회수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해외에서 유통책을 상대로 필로폰을 공급해 온 총책 A(44)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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