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울주군 선바위 일대. 해당 지역은 지난 2020년 7월 9살 학생이 인근에서 물놀이를 하다 숨진채 발견되는 등 수난사고가 잦은 지점이다. 실제 물가에는 ‘익수사고 발생지역’이라는 팻말도 세워져있다.
그러나 이날 인근에 설치된 수난 인명구조함은 풀로 뒤덮여 제대로 찾기도 힘들었다. 겨우 찾은 인명구조함도 앞 유리는 깨지고 내부 물품에는 거미줄이 쳐있다. 낡은 구명환과 함께 일부 인명구조함은 내부에 장비조차 없다.
이모(30)씨는 “산책을 하면서 자주 오가는데 풀숲에 가려져 이런 장비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막상 구명환도 너무 낡고 바래서 제대로 쓰일 수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난 사고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전문 구조인력이 도착하기 전 신속한 구조 활동을 하기 위해 구명로프, 구명환, 구명조끼 등으로 구성돼 설치된다.
지자체, 해경, 소방 등은 자체적으로 저수지나 하천, 해수욕장 등 수난사고 우려지역에 인명구조함을 설치하는데, 관리 규정은 해양경찰청 훈령에만 언급되고 있어 해경 관할을 벗어난 하천 등 지역은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울산소방본부는 관할 수난 안전시설물 총 194개(중구 34, 남구 40, 동구 29, 북구 29, 울주군 64개)를 해빙기 등에 맞춰 일제점검·정비를 실시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저수지 등 물가에 10~20여개 수난 인명구조함을 설치했는데 관리 인력 부족 등으로 의무 점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장비 교체 매뉴얼도 없다보니 대부분 눈대중으로 낡았다고 판단되면 그제서야 보수·교체가 진행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선바위 일대 등 수난사고가 잦은 지점에도 수난 인명구조함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정부차원 관련 기준 마련은 물론 활용 매뉴얼이나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관계자는 “여름 물놀이 시즌 등을 앞두고 한 번씩 점검에 나서는데 일부 누락된 곳이 있었던 것 같다”며 “다시 점검을 거쳐 장비 보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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