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비상벨 장난·오작동 잦아 경찰력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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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비상벨 장난·오작동 잦아 경찰력 낭비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3.09.0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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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공중화장실에 경찰과 연계되는 비상벨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확대에 나섰지만 장난, 오작동 등으로 사건 발생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

울산대공원 남문 여자 화장실. ‘살’이 포함된 단어를 말하거나 특정 어휘를 말하면 화장실 내 경보음이 발생한다. 이곳 화장실은 특정 단어가 포함되면 수시로 비상벨이 울려 10여분이 지나도 경찰 등 별도 인력이 출동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는 음성인식 비상벨이 “사람살려”나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등 특정 단어 등을 2번 가량 인식하는 체계라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음성인식된 비상벨이 경보음을 울리고 위치 등 정보를 112 상황실 등으로 송출하기 때문이다.

이지예(27)씨는 “비상벨이라는 게 치안을 위해 설치된 것 아니냐”며 “경보음만 울리고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되려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일 대공원 측에 따르면 시범 운영 기간이던 지난 8월까지 음성인식 비상벨이 너무 쉽게 울리는 문제 등이 발생했다. 화장실에는 CCTV 등을 설치할 수 없어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해야 하다보니 오작동으로 인한 경보음이 울리는 경우 오히려 경찰 인력을 낭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울산대공원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은 음석인식과 버튼식 무선 비상벨 등 2종류다.

이후 일부 음성을 인식해 경보음이 울리는 등 오작동을 확인, 시스템 개선 등 작업을 해둔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 6월 울산대공원 공중화장실 58곳에 음성인식 비상벨 58개, 버튼식 무선 비상벨 205개를 포함, 문화공원 공중화장실 6곳 등 64곳에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치안 시설물 설치를 완료했다. 투입된 예산은 1억5800만원이다. 이번에 설치된 비상벨은 경보음, 경찰 등에 정보 송신 외에도 몰래카메라 작동 시 특정 주파수를 탐지하는 기능도 탑재된 최신 모델이다.

하지만 일부 시민 등은 장난이나 작동 여부 확인차 비상벨을 누르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보음이 울린 현장에 아무도 없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오는 6일부터는 정·남·동문, 현충탑 등 4곳에 근무하는 청원경찰 인력이 현장을 우선 확인 후 경찰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속한 사건, 사고 대응을 위해 설치되는 비상벨의 설치 목적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인식 개선과 꾸준한 시스템 모니터링 등을 통해 위급상황에서 본 목적에 맞게 이용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시범기간 중 음성인식 비상벨의 예민한 반응을 확인해 개선 조치했다”면서 “사각지대 등에 비상벨 설치, 확대를 통해 시민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식 개선 등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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