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병상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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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병상 태부족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3.09.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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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흉기난동 사건 등이 빈번해지면서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조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경찰 일선에서 야간, 휴일에 정신 응급입원을 시킬 병상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치안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정신 응급입원 조치 건수는 지난 2019년 256건에서 2020년 277건, 2021년 291건, 지난해는 383건까지 증가했다. 특히 올해 1~8월까지 진행된 응급입원은 325건으로 연말이 지나면 지난해 수치도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타해 위기로 상황이 매우 급박한 경우 경찰관과 의사의 동의를 얻어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

현재 울산에 야간, 휴일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병원은 울주군 삼남읍 소재 세광병원과 동구 울산대학교병원 권역의료센터다. 각 2개씩 총 4개 병상만 사용 가능하다. 울산대학병원에는 외상 및 기저질환을 동반한 정신질환자를 우선으로 수용하기에 사실상 대부분 정신 응급입원이 발생할 시 수용되는 병상은 세광병원 1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 경찰 중에 세광병원 모르는 경찰이 없을 정도로 응급입원 요청이 자주 발생하고 자주 가고 있다”며 “울주군 외곽에 있다보니 이동 시간과 입원 절차 등을 진행하면 2~3시간 가량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선 파출소·지구대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지속되며 치안공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평균적으로 파출소·지구대에 순찰차 3~4대가 있는데 1대가 병상을 찾고 입원시키는데 몇시간씩 소요되면서 사실상 순찰차 2~3대만 신고나 출동에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와중 최근 정부가 울산을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에 ‘정신응급 합동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토록 주문하면서 병상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 ‘정신응급 합동대응센터’는 야간과 휴일에 정신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문요원 2명과 경찰이 함께 현장에 출동해 의료기관이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 조치하는 시스템이다. 신고 접수 시 더욱 빠른 치료와 연계가 가능해졌으나 이를 감당할 병상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울산시는 최근 이상동기 범죄 동향이 발생하며 응급입원 가능 병상 추가 공모에 들어가 최근 1곳의 지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시는 한차례 ‘정신응급대응 병상 추가지정·운영 사업 공모’를 실시했지만 참여병원은 없어 무산된 바 있다. 하반기 추가로 실시한 공모에서는 다행히 지원이 접수되며 병상 1개 추가 확보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병상이 아닌 의료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현재 병상이 확보돼도 이를 관리할 의료진의 지원이 없다보니 결국 24시간 야간 진료가 어려워져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경찰 관계자는 “가장 문제는 의료진 확보”라며 “우선 1곳의 추가 운영과 정신응급 합동대응센 운영을 준비해 이상동기 범죄 대응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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