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찾은 태화강둔치는 많은 사람이 운동과 산책 등 여가를 즐겼다.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늘면서 곳곳에는 먹다 남긴 생수병과 음료수병이 정리되지 않은 채 나뒹굴었고,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도 일반 쓰레기와 뒤엉켜 버려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쓰레기로 배출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음료수병, 비닐봉지, 일회용 식기, 포장재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환경에는 큰 부담을 준다.
이에 독일에서는 페트병이나 유리병, 캔에 담긴 음료를 구입할 경우 용기 종류에 따라 보증금을 부과하는 판트(Pfand)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리·페트병과 알루미늄 캔 등을 정해진 무인 회수기에 반납하면 건당 300원 내외의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독일은 이런 보증금 자판기를 전국 곳곳에 설치해 페트병 회수율을 90% 이상 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 가정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는 최대한 분리배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야외에서는 분리수거 가능한 공간을 찾기보다는 가까운 쓰레기통에 분리수거하지 않은 채 마구 버리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야외에서도 분리수거가 가능한 공간이나 방법이 다양하게 마련된다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더 확보할 수도 있다.
플라스틱 가운데 특히 많이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세척하고 라벨을 제거한 뒤 따로 배출하면 의류나 신발 등을 만들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독일의 사례처럼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야외에서 분리수거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시 곳곳에 공간을 마련하고 활성화한다면 보증금 제도 없이도 자발적 참여를 높일 수 있다. 플라스틱의 종착지가 바다 혹은 땅속 어딘가가 아니라 올바른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이 즐겨 찾는 야외 공간에도 분리수거를 위한 공간이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
이슬현 청소년기자(농소중1)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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