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개막한 영화제는 울산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와 태화강국가정원에 마련된 상영관에서 31개국 151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거듭난만큼 알프스시네마를 비롯해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장소를 확장해 더욱 많은 시민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팬데믹을 넘어 완연한 축제의 장으로 돌아와 클린 하이킹, 파쿠르 놀이터, 산속 자전거 학교, 움프 산악 가이드, 움프 다도 명상 등 산악문화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금·토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4시간여 동안 이어진 ‘비박상영’은 영화 마니아에게 호평을 받았다.
올해 산악문화상 수상자인 스티븐 베너블스 강연과 야마노이 야스시, 다와 푸티 셰르파 등 전설적인 산악인을 만나기 위한 산악인의 발길이 이어졌고, 젊은 영화인들도 게스트와의 만남, 무대인사 등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했다. 덕분에 관람객 수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열흘간 상영관에서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1만880명이 영화를 즐겼고,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 1만2210명, 전시 관람객 1만5020명 등 영화제 기간 총 6만3942명이 영화제를 찾았다.
영화제를 찾은 한 50대 부부 관람객은 “가을날 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영화제라 더욱 인상 깊은 것 같다”면서 “평소 쉽게 보기 어려운 장르의 영화와 함께 즐길거리가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29일 열린 폐막식은 폐막작 줄리엣 드 마르시악 감독의 ‘밤의 인도자’ 상영과 이무진의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국제경쟁 대상은 ‘파라다이스’(감독 알렉산데르 아바투로프)이 수상했고, 작품상은 ‘릴락17: 팔레스타인 클라이밍’(감독 닉 로젠·재커리 바), 감독상은 ‘스라소니 맨’(감독 유하 수온패), 촬영상은 ‘겨울을 오르는 사람들’(감독 앨라스터 리), 심사위원상 특별상 ‘파상: 에베레스트의 그림자’(감독 낸시 스벤센)이 받았다.
산 섹션 상영작 중 관객들이 직접 뽑은 관객상은 ‘스티븐 베너블스의 퀘스트’(감독 데이비드 맥미킹)가 선정됐다. 아시아경쟁 넷팩상은 ‘야마노이 야스시: 등반과 삶’(감독 타케이시 히로아키), 청소년심사위원상은 한국 애니메이션 ‘나무의 집’(감독 김혜미)이 수상했다.
다만 올해 영화제는 ‘산악대축전’으로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영남알프스 완등인의 날 등 여러 행사와 함께 열려 관람객과 대회 참가자들이 한 장소에서 뒤섞이는 등 혼잡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인근 상인들은 분산돼 열릴 행사가 한번에 몰려 혼잡도만 높아질뿐 상권 활성화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순걸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은 “앞으로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산악영화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내년에도 더 감동적이고 알찬 행사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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