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상일보 신춘문예, 128편 예심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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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경상일보 신춘문예, 128편 예심 통과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1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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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이 2일 본사 회의실에서 출품작들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2024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836명이 2799편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56명의 128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부문별 최종 당선작을 확정한다.

올해 상반기 정부의 코로나 위기 경보 하향 조치를 비롯해 사실상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서 지난해 695명이 2205편을 접수했던 것에 비해 응모자와 응모편 수도 훌쩍 늘었다. 이에 특정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를 선택한 작품도 눈에 띄었다.

지난 2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소재를 선택해 신춘에 도전한 문청들의 열정과 고통의 시간에 응원의 박수를 잊지 않았다.

부문별 접수작은 시 1388편(288명), 시조 338점(86명), 소설 141편(133명), 동화 103편(91명), 동시 792편(201명), 희곡 37편(37명)이다. 이 중 시 43편(13명), 시조 25편(8명), 소설 10편(10명), 동화 9편(9명), 동시 35편(10명), 희곡 6편(6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부문별 예비 심사위원들의 평을 정리한다.



◇시(정창준·이소연)

투고된 작품의 생당수가 추억 회상, 가족, 도시 빈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으며, 독특하고 개성적인 발생을 보여주는 작품도 다수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일상에서 소재를 포착하고 길어 올리는 솜씨를 드러내는 작품이 많았음에 비해 끝까지 밀고 나가 마무리하는 힘의 부족이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불행한 서사나 사건에 기대 자신의 목소리가 실종되거나 독특한 소재에 기대 의미를 더 확장하지 못한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예심에서 많은 투고작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았으나 개성적이고 안정적이면서 문장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을 쓴 11명을 선별해 본심에 올리기로 했으며 이 11명에 대해서는 심사위원 2명의 의견이 일치했음을 밝힌다.



◇시조(임성구)

시조부분에 응모된 작품이 350여편이 접수됐다. 이 중에서 신선하고 번뜩이는 작품을 발견하기 쉽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8편을 선하여 본심위원에게 넘긴다. 신춘은 신춘답게 신선하고 활달하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신선도 백 퍼센트의 주제와 내용이어야 한다.

기성 시인을 표방하거나 기존의 생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작품이 신선하다 싶으면 시조의 정형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고, 정형을 잘 지키는가 싶으면 내용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시조를 잘 이해하면서 보다 감각적이고 내용적인 측면에서 확장성이 뛰어난 작품이었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선한 작품 8편인 젊은 시조를 구상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내면세계를 잘 그려낸 작품을 골랐다. 서로 색깔이 다른 내면을 본심위원에게 넘기며 시조단의 미래를 짊어질 좋은 신인 탄생을 기대한다.



◇소설(장정옥)

매년 연말이면 가슴앓이를 하듯이 신춘문예를 앓는 이들이, 올해도 여지없이 많은 작품을 보내주었다. 응모작의 전체적인 작품 경광을 잠깐 언급하자면, 가족사가 많았다는 것과 반려견, 혹은 노인 문제 같은 보편적 소재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는 말하고 싶다.

대체로 소재의 빈약함을 보여 아쉬움을 더 했다. 그 많은 작품 중에서 주옥 같은 작품을 골라내는 건 모래밭에서 진주를 가려내는 것만큼 어렵고 심오한 일이다. 심사를 보며 느낀 한 가지 아쉬움을 곁들인다면 기본기를 충실히 쌓으라고 말하고 싶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서두에 더 많은 공을 들였으면 좋겠고, 대화의 활용법을 더 고민하고 간절하게 정리해 주었으면 주겠다. 문장도 정연하게 써 주었으면 좋겠다.



◇동화(최미정·박채현)

열정이 가득한 103편의 작품이 접수됐고, 예심을 거쳐 총 9편이 본심에 올랐다. 신춘문예 작품은 참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인지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의도의 작품들이 많아서 아쉬웠다.

동화는 어린이문학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지녀야만 진정한 동화작가라 할 수 있겠다. 단지 아이의 마음이 이럴 것이라고 짐작하여 펼친 글들은 예심에서 제외하였고, 문장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한 작품들을 본심에 올렸다.

신인의 반짝이는 시선과 새로운 경향이 돋보이는 작품을 기대했다. 소재면에서 동생과의 갈등,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얻은 지혜, 전학과 부모의 이혼으로 겪는 스트레스 등 흔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이는 신선한 소재의 작품이 눈에 띄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더러는 동화의 형식을 갖추지 못한 작품도 있어 아쉬웠다. 작가 지망생들의 고뇌를 알기에 한 작품, 한 작품 세심히 읽고 총 9편의 작품을 본심에 올린다. 단 공모요강에 크게 어긋난 작품들은 부득이 심사에 제외하였다.



◇동시(장그래)

작품의 경향은 생활 동시와 자연을 노래하는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올해 유독 많은 응모편수에도 불구하고 응모작 중 한편의 작품도 쉽게 읽지 않았다. 응모한 시편마다 담긴 의미를 곱씹으며 새로운 사유를 담은 작품을 찾으려 했다.

아이들만을 독자의 자리에 놓고 쓴 작품, 문학적 장치가 없는 평면적인 작품, 상투성이 짙은 작품이 많아 아쉬웠다. 그럼에도 동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과 서사를 입체적으로 빚어낸 모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몇 작품을 만나 반갑고 희망적이었다.

동시를 읽으며 질문할 수 있기를, 몰랐던 진실에 닿을 수 있기를, 누군가를 깨우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며 고심 끝에 10명의 작품을 본심에 올린다.



◇희곡(김경주·박해림)

올해 응모작은 대체적로 소통의 부재나 묻지마 폭력, 내재적 분노의 분출 등 폭력적인 주제들이 주를 이루었다. 현실의 적나라한 일상 관계를 그린 작품들도 유독 많았다. 몇 년간 압도적으로 많았던 여성서사는 주춤한 반면, 특별한 사건이 없이 소규모 관계 속의 섬세한 플루트들이 눈에 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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