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329)]태양의 귀환, 동지(冬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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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329)]태양의 귀환, 동지(冬至)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3.12.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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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논설위원

어제는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Christmas)였다. 많은 지역에서 눈까지 내려 예수의 탄생을 축복했다. Christmas(크리스마스)는 Christ(그리스도)와 mass(가톨릭의 미사)를 합한 합성어이다. X-MAS라고도 하는데, X는 그리스어의 XPIΣTOΣ(그리스도) 에서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진짜 예수의 생일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로 정해진 것은 AD 366년 콘스탄티누스 로마 황제에 의해서였다. 당시 로마에서는 태양의 신 미트라가 동지(冬至)까지 자신의 모습(태양)을 조금씩 숨기다가, 그 다음날부터 다시 자신의 모습을 더 드러내는 날을 ‘태양절’로 정해 축제를 여는 풍습이 있었다. 이 축제는 12월 말경 1주일 정도 열렸다고 한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인이었지만 수백년을 이어온 로마인의 이교적 풍습을 무시할 수도 없어 태양절을 예수 탄생일로 바꿨고, 당시의 로마가톨릭 전통에 따라 수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미사를 드리게 됐다. 이 외에도 예수 탄생일에 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태양절과 동지’설(說)이 가장 유력하다.
 

오늘은 동지(冬至)날/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 차가운 어둠에 얼어붙은 태양이/ 활기를 되찾아 봄이 시작되는 날// 나는 눈 내리는 산길을 걸어/ 찢겨진 설해목 가지 하나를 들고 와/ 방안 빈 벽에 성탄절 트리를 세운다// 그 죽은 생 나뭇가지에 오늘 이 지상의/ 춥고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을 걸어둔다…. ‘오늘은 동지(冬至)날’ 일부(박노해)


동지는 밤이 가장 길어졌다가 다시 점점 짧아지는, 다시 말하면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했다가 양(陽)의 기운이 다시 일어나는 날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22일 동짓날 태양이 오전 7시28분에 떠서 오후 5시13분에 졌다. 하루의 절반 이상인 14시간15분이 밤인 셈이다.

동짓날에는 동지불공(冬至佛供)을 드리기도 한다. 불공으로 올린 팥죽에는 염력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들에게 먹이기도 한다. 중국 주(周)나라에서는 11월을 정월로 삼고 동지를 설로 여겼다.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冬至添齒)’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그래서 동짓날에는 팥죽을 쑨 뒤 찹쌀 새알심을 나이만큼 넣어먹는 풍습이 생겨났다.

필자도 어렸을 적 새알심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이제는 배가 불러 더 이상 못먹을 정도가 됐으니, 참으로 세월이 쏜살 같다.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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