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330)]龍의 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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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계절한담(閑談)(330)]龍의 해, 용수철처럼 튀어올라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4.01.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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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논설위원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새해 아침’ 일부(송수권)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백룡도, 황룡도 아닌 푸른색의 청룡(靑龍)의 해란다. 민화(民畵)에서 용은 상서로운 동물로 그려진다. 용이 구름을 휘감고 승천하는 ‘운룡도(雲龍圖)’, 용꿈을 그림으로 표현한 ‘몽룡도(夢龍圖)’가 많이 그려졌다.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李夢龍)도 용꿈을 꾸고 태어났다. 풍수지리에서는 무덤이 자리하는 주산(主山)의 왼쪽 산줄기를 청룡, 오른쪽 산줄기를 백호로 부른다.

용은 소의 머리와 뱀의 몸통, 독수리 발톱 등 다양한 동물들의 신체를 조합해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이다. 한자 龍(용)자는 처음 갑골문에서 발견됐는데, 최초에는 머리와 몸통이 간략하게 묘사된 상형문자였다. 그러던 것이 문자의 형태를 갖추면서 立(설 립)자나 月(달 월)자가 첨가됐다.

▲ 김제시 벽골제 쌍용.
▲ 김제시 벽골제 쌍용.

울산만큼 용이 많이 등장하는 고장도 없다. 헌강왕이 울산의 개운포에 행차했다가 구름과 안개가 자욱해 길을 잃었는데, 문수산에 절(망해사)을 세우도록 하자 용이 일곱 아들을 거느리고 나타나 춤을 췄다는 ‘처용설화’는 대표적인 용 이야기다. 태화루 낭떠러지 아래는 ‘용금소’라 부르는데, 옛 문헌에는 황룡연(黃龍淵)으로 돼 있다. 황룡이 사는 못이라는 뜻이다. 태화강 상류쪽으로 더 올라가면 선바위 일대에 백룡담(白龍潭)이 나온다. 이 곳 역시 용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울산은 이처럼 곳곳에 와룡(臥龍)이 살고 있다.

용은 목 밑에 역린(逆鱗)이라는 비늘이 있다. 이를 잘못 건드리면 용이 노해 사람을 해친다고 한다. 용은 비늘 말고도 신기한 수염이 있는데, 용수(龍鬚)라고 한다. 돌돌 말려있는 이 수염(鬚)은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성질이 있어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용수철(龍鬚鐵)을 발명해냈다. 영어로 하면 ‘spring’이다. 스프링은 용수철이라는 뜻 외에도 ‘봄’ ‘옹달샘’등의 뜻이 있다.

새해를 흔히 신춘(新春)이라고들 한다. 아직은 소한, 대한 다 남아있지만 시인 셸리는 노래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이재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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