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한산 섬’ - 충무공의 충정과 인간적 고독이 폐부를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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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한산 섬’ - 충무공의 충정과 인간적 고독이 폐부를 찔러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4.01.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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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임진왜란 한 가운데 충정으로 읊은 충무공의 ‘한산 섬’ 시조가 있다.

임진년, 4월 왜적은 동남풍을 타고 바다를 건너왔고 장군은 북서풍의 거센 바람을 타고 적을 무찔렀다. 바다와 섬들은 봄바람으로 점점 가벼워지고 아침 햇살이 섬과 안개 사이로 스며들어 바다는 붉게 눈뜨고 섬은 검푸르게 일어나 앉았다.

충무공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무장이었다.

충무공의 ‘한산 섬’ 시조를 외면 당시, 바람 앞의 등불이었던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충무공의 깊은 인간적 고독이 처절하게 폐부를 찌른다. 시조는 고려 말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민족의 혈관에 면면히 흘러오고 있는 정형미학이다. 태산처럼 무겁게 행동하신 장군의 전략과 백성에 대한 사랑이 담긴 난중일기 또한 읽으면 읽을수록 사무친다.

우리는 위대한 장군을 때론 잊고 있지만, 일본은 패망직후까지 사관학교에서 ‘이순신의 전략’이 필수과목이었다. 오늘의 강한 일본이 있음은 메이지유신 때부터 이순신을 연구한 결과라고 일본인 스스로가 하는 말이다.

이순신 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와 함께 ‘세계 3대 해군 제독’으로 불린다.

▲ 한분옥 시조시인
▲ 한분옥 시조시인

도고 헤이하치로는 러일전쟁 때 러시아의 발탁함대를 대한 해협에서 물리침으로서 우리 조선이 러시아에 굴욕적인 외교를 하게끔 한 그 장본인이다. 또한 도고 헤이하치로를 “나폴레옹을 트라팔가 해전에서 물리친 영국의 넬슨 제독과 비견 할만하다”고 하자, 그는 자신이 넬슨보다는 더 우위에 있다고 자만했다.

그런 그가 “오로지 군신(軍神)으로 존경받을 제독이 있다면 이순신 뿐”이라며 “그 분은 신의 경지에 오른 분이다. 나를 전쟁의 신이자 바다의 신이신 이순신 제독에게 비유하는 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시조를 가리켜 민족문학이라 서슴없이 일컬을 수 있는 이유는 사대부에서 규수에 기생에 이르기까지 정서적 표현을 시조라는 형식에 담았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제국주의의 억압에 굴하지 않으려는 저항정신으로 지켜온 문학 장르 또한 시조라는게 주지의 사실이다. 한분옥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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