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없는 ‘황토등산로’ 맨발걷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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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없는 ‘황토등산로’ 맨발걷기 위험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1.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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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울산 남구 남산 일원에 조성된 황토맨발등산로. 불그스름한 바닥 곳곳에 자갈 등이 박혀있고 돌도 떨어져 있다.
“황토맨발길이 어디있어요?”

울산 남구 솔마루길에 ‘황토맨발등산로’가 조성돼 있지만, 황토 자체를 찾기 어려운데다 맨발로 다니기 조차 쉽지 않은 구간이 많아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찾은 남구 황토맨발등산로. 남산 전망대로 향하는 길 일원에 맨발등산로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뒤에는 황토맨발등산로라고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있다. 안내판에는 황토의 효능과 맨발 걷기 효과가 설명돼있고 5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발씻는 곳도 마련돼있었다.

하지만 정작 등산객, 산책객 대부분은 황토맨발등산로의 정확한 위치와 구간을 알지 못했다.

김경수(59)씨는 “황토맨발길이라는 표지는 본 적이 있는데 어디있는지는 모른다”며 “아무도 맨발로 안다니고 발씻는 사람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5명 가량이 해당 등산로 구간을 지나갔지만 신발을 벗고 이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황토맨발등산로에 의문을 표하는 산책객도 있었다. 이애숙(61)씨는 “경사가 심하고 바닥에 돌이 박힌 콘크리트 형태라 맨발로 이용할 수 없는데, 왜 황토맨발이라고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2년여째 매일 등산을 다니지만 맨발등산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서는 황토맨발등산로를 가로질러 자전거도 다니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맨발로 약 20m여를 걸어내려와보니 경사가 심해 발에 무리가 많이 갔다. 군데군데 박힌 돌과 산책로 일부가 패여있기도 해 황토맨발등산로로는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발씻는 곳도 현재는 동파 우려에 단수가 돼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

이곳 황토맨발등산로는 지난 2007~2009년 솔마루길 조성 때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남구는 “당시 황토 맨발 등산로의 개념이 지금과는 달라 지압효과를 고려한 산책로 포장에 황토를 섞어 조성된 것”이라며 “연결 구간을 맨발로 다니는 이용객들이 발씻는 곳을 이용하고 있어 안전에 집중해 관리, 점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책객들 사이에서는 일부 구간 바깥쪽이나 발씻는 곳 주변으로 지압길을 조성해 ‘맨발길’로 변경하는 등 전반적인 산책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솔마루길은 지난해 10월 산림청 선정 걷기 좋은 명품숲길에 선정된 바 있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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