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움찔’ 소변실수, 참지 말고 빠른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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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움찔’ 소변실수, 참지 말고 빠른 치료를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4.01.2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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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주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웃거나 기침할 때 소변이 새요. 냄새가 날까 봐 걱정돼 운동이나 모임에도 못 나가겠어요. 다른 사람이 눈치챌까 자꾸 움츠려들어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요” “출산하고 요실금이 생겼어요. 젊은 나이인데 벌써 증상이 있어서 걱정되요”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을 보게 되는 것으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질환이다. 하지만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요실금은 생명과 직결되는 병은 아니라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소변이 샌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심리적인 위축을 불러 사람을 우울하게 하고, 일상 활동도 방해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큰 고통 속에 사는 요실금 환자가 많다. 이런 요실금에 대해 정은주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요실금의 종류

요실금은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복압 요실금’(Stress urinary incontinence)은 기침을 하거나 역기를 드는 등 배에 힘이 들어가며 복압이 올라갈 때 소변이 새는 것이다. ‘절박 요실금’(Urgency urinary incontinence)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데,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참지 못하고 새는 것이다. 즉, 소변 신호는 오지만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또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서 넘쳐 흘러나오는 ‘범람 요실금’(Overflow urinary incontinence)이 있다. 방광의 수축력이 감소하거나, 방광 출구가 막혀 있을 때 나타난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도 방광 자체가 굳어버려 범람성 요실금이 나타날 수 있다.

‘기능·일과성 요실금’(Functional·Transient urinary incontinence)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나타나는 요실금이다. 치매 등으로 인지 기능이 떨어져 소변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혹은 소변 신호는 인지하지만, 거동이 불편해 화장실을 제때 못 가 새는 경우가 포함된다. 기능성 요실금 환자는 고령화가 심해지며 많아지고 있다.

‘요도외 요실금’(Extraurethral urinary incontinence)도 있다. 오줌은 요도로 나오는 게 정상인데, 요관이나 방광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어 요도 바깥으로 내내 흘러나오는 것이다.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수술 후 합병증 혹은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출산 후 흔한 합병증 중 하나는 방광이 뚫리는 건데, 그럼 그 아래 있는 질을 통해 생리하듯 소변이 계속 나올 수 있다. 또 자궁경부암, 직장암 등 방사선 치료를 하면 살이 괴사해 저절로 녹아버리기 때문에 치료 후 멀쩡히 살다가도 10~20년 후에 요도 외 요실금이 나타날 수 있다. 그중 ‘복압 요실금’과 ‘절박 요실금’ 환자가 가장 많다. 또 이 두 가지가 같이 있는 ‘혼합 요실금’ 역시 흔하다.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져

요실금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요실금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수술해야 하는 경우인지 아닌지를 잘 진단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요역동학 검사는 진단을 위한 매우 중요한 검사이며 복압 요실금을 진단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이다. 40~60분 정도 걸리는 요역동한 검사는 복압을 증가시켜 소변의 누출이 관찰되는 방광의 압력을 알아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복압 요실금의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복압 요실금을 앓을 때에는 수술을 받기 위해 요역동학 검사를 반드시 시행하고 기준에 맞는 경우 보험 적용이 될 수 있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골반저근운동이 있다. 외요도괄약근과 항문거근, 특히 치골미골근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케겔 운동’이라고도 불린다. 이 운동은 소대변을 참기 위해 근육을 바짝 죄는 것과 같은 운동으로 요도, 질, 항문을 감싸고 있는 근육의 강도와 기능을 복구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정은주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노령층이 늘어나면서 요실금의 유병률 역시 증가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면 망설일 필요는 없다”며 “요실금 수술은 소요 시간도 짧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르며 수술 합병증도 적기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수술이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요실금 종류에 따라 치료는 달라진다. 원인을 잘못 파악해 치료하면 소용이 없다. 절박 요실금은 급작스럽고 강한 배뇨 충동으로 소변이 급하고 자주 마려운 증상을 흔히 동반한다. 이때는 방광수축을 억제하는 약제와 함께 방광훈련과 같은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범람 요실금은 요배출구가 막히거나 신경 손상으로 방광이 수축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므로 요 배출구를 확보하거나, 약물치료를 함께 해 신경 회복을 기다린다.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카테터를 삽입한다.

정 전문의는 “범람 요실금은 신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며 “정확한 감별 진단이 치료 방법의 선택과 치료 효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요실금 환자는 전문의와 자세히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 방향을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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