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학교, 줄어드는 교실’ 활용안 찾자]활용방안 못찾아 수십년째 굳게 닫힌 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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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학교, 줄어드는 교실’ 활용안 찾자]활용방안 못찾아 수십년째 굳게 닫힌 교문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4.01.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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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3년 폐교한 울산 울주군 두서면 미호분교가 30년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로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 감소와 소규모 학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10년 후인 2033년에는 울산지역 초중고 학령인구가 현재(12만7600명)보다 4만1700여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곧, 빈 교실이 늘어나고 결국은 폐교되거나 소학교로 변화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학교가 골칫거리로 전락 해서는 안 된다. 빈 학교는 또 다른 사회적 자산이다. 단순한 교육 시설을 넘어 시민들의 휴식처, 문화복지 향유와도 연계시킬 수 있다. 교육청, 학부모 등 교육주체는 물론 지자체도 함께 머리를 맞대 ‘학교 가치 극대화’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점점 비어가는 학교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해 본다.

2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1일 기준으로 울산지역에는 5개의 폐교와 17개의 이전학교가 있다.

아예 문을 닫은 폐교는 두북분교, 봉월초, 검단분교, 미호분교, 삼광분교다. 이전학교는 기존 학교에서 다른 교육시설 등으로 바뀐 학교를 칭한다. 폐교된 학교 중 두북분교·봉월초·검단분교 등 3개교는 대부를 통해 사회복지시설, 공동이용시설, 지역주민 체육시설로 각각 쓰이고 있다. 검단분교의 경우 웅촌초 그린스마트미래학교 개축 시(2025~2026) 임시 수업교실로 사용 예정이다.

문제는 미활용 중인 울산 울주군 두서면 미호분교와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삼광분교다.

울산의 경우 타 지자체보다 폐교 수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미활용 중인 폐교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지자체나 교육당국의 고민이 깊다. 특히 1993년 3월 폐교해 30년째 방치된 미호분교(토지 2762㎡, 건물 214.32㎡)는 지난 2016년부터 수차례 매각이 추진됐지만 번번히 결과를 맺지 못했다. 미호분교는 울산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부지도 작아 이렇다 할 방안을 찾지 못하는 중이다. 일대 주민들은 교육활동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을 원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관할 관청에 땅 매입 의사가 있는지 문의했지만, 군 예산 사정이나 투자 형평성 등을 감안해 이마저도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노동식 두서면 사회보장협의체 회장은 “새해 들어 주민들끼리 특별한 논의는 없었다. 하지만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항상 가지고 있다. 마을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3월 폐교한 울주군 온양읍 삼광리 소재 삼광분교(토지 6614㎡, 건물 794.13㎡)도 미호분교와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울산 도심과 거리가 멀어 활용이 쉽지 않다. 다만 미호분교보다 삼광분교의 부지가 크기 때문에 시교육청은 체험시설, 수련시설, 캠핑장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원거리로 인해 여전히 후보지에만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교육당국은 지자체에서 좋은 사업이 있을 경우 임대 검토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지금까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사태를 감안하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학교가 문을 닫을지 모를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도시특성과 학생수 변화 추세에 맞는 보다 계획적이고 구체화 된 중장기 학교 시설물 활용 방안을 갖춰야 한다. 주민, 교육당국, 지자체가 함께하는 ‘빈 학교 활용 TF팀’을 꾸려 접점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달 중 지자체의 폐교재산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 후 2024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미호분교와 삼광분교의 경우 현지 관리인을 두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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