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공간 활용·콘텐츠 보강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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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공간 활용·콘텐츠 보강 필요성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02.1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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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매곡동에 조성된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이 볼거리 부족 등으로 지역민들로 외면받고 있다. 사진은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 관리시설 건물(위)과 건물안의 전시실, 호국광장.
울산 북구 매곡동에 조성된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이 볼거리 부족 등으로 지역민들로 외면받고 있다. 사진은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 관리시설 건물(위)과 건물안의 전시실, 호국광장.

◇전시실은 ‘유명무실’

울산 북구와 경주를 잇는 산업로를 따라가다 삼태봉 방면 산길을 차로 15분가량 올라가면 오르막 끝에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이 있다.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은 기박산성 의병 유족회 등 지역사회의 명소화 조성 목소리가 지속되면서 임진왜란 당시 활동했던 의병을 추모하고 의병 활동지인 기박산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조성됐다. 기존 기박산성 의병 기령비 있던 자리에 공원 조성을 위해 국비 15억원과 시·군비 16억원 등 31억원이 투입됐다.

공원은 관리시설과, 호국광장, 의병이야기길, 모험밧줄체험장 등이 조성됐다. 공원 초입에 조성된 관리시설에는 전시실과 휴게시설, 전망대 등을 갖췄고, 공원에는 의병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 깃발과 공연 등에 활용될 스탠드가 설치된 호국광장, 의병 상징 깃발이 있는 소광장, 의병 관련 안내판과 데크로드가 조성된 의병이야기길, 모험 밧줄 체험장과 습지가 조성된 잔디마당이 있다. 매곡로와 맞닿은 도로변에는 산성 모양을 본딴 조경도 갖췄다.

하지만 역사적 내용을 살펴볼 수 있게 조성된 취지에 맞지 않게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은 공간과 관련된 콘텐츠가 빈약했다. 전시실에는 조선시대 이후 우리나라 의병의 역사와 임진왜란 당시 울산의 주요 의병유적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절반을 차지했고, 기박산성과 관련 내용은 역사서에 기술된 내용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울산 북구는 공원 전시실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지난해 말 1800만원을 들여 유휴공간이던 전시실 일부에 추가 콘텐츠를 조성했지만, 관람객 발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카페’로만 느껴지는 역사공간

지난 15일 찾은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은 평일임에도 주차장에는 빈자리 없이 주차된 차들로 가득했고, 도로와 맞닿은 유휴 공간에도 차들이 연이어 차를 댔다. 하지만 공원 이용객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드나드는 사람 대부분이 카페 이용객이었다.

지상 2층 규모의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 관리시설은 정면에서 보면 사각형 형태의 건물 두동이 위아래로 비틀린 형태로 설계됐다. 건물을 정면에서 보면 통창으로 된 편의시설 공간이 두드러져 주가 되어야 할 전시 공간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1층 전시실로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2곳 마련돼 있지만, 모두 철제 펜스로 둘러쳐 있다. 전시실을 관람하려면 카페 출입구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데다 동선 안내도 미흡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158㎡ 규모의 휴게시설은 북구시니어클럽이 사용·수익 허가를 받아 오는 6월말까지 2년간 운영 중이다.

공원도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난 짧은 산책로가 전부고, 가운데는 잔디밭이 조성돼 있지만, 경사가 가팔라 이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의병들의 이름이 적힌 호국광장의 붉은 깃발은 아무런 설명 없이 방치돼 위화감마저 들게 했다. 의병이야기길의 안내 패널은 빈약한 전시실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아 실망을 더 했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조성한 공간이지만, 기박산성 의병 역사공원은 매년 4월 열리는 ‘기박산성 임란의병 추모제’ 행사 장소 외에는 이렇다 할 활용방안 없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원을 찾은 50대 김영순씨는 “울산에서 의병이 창의한 곳이라고 하기에 찾았다”며 “공원으로 조성돼 있는데 등산하는 사람들이나 와볼 만하지 볼거리가 너무 없다. 울산에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인데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게 콘텐츠 보강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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