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울산대학교병원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이틀 만에 60%를 넘어섰다. 울산대학교병원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30분 기준 병원 소속 전공의 126명 중 65.9%인 8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날 이 병원 소속 전공의 35명에 이어 이날도 48명이 모두 ‘개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울산대병원은 울산의 유일한 수련병원으로 전공의 126명(파견 포함 135명)이 근무하고 있다. 당직 근무와 환자 주치의 역할을 하는 전공의는 이 병원 전체 의사 인력(약 390명)의 30%를 넘어선다.
병원 측은 실제로 무단결근한 전공의 수를 파악하는 한편, 교수들의 근무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재까지 수술 지연 등 별다른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2~3일 정도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상황이 지속되면 주말인 24일부터는 환자 중증도를 판단해 협력병원에서 진료를 권유하고,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에서는 응급·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대응 방안을 밝혔다.
이와 함께 울산대학교에서도 의대생 대부분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과대학 학생 총 240명 중 193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학칙상 1학년(40명)은 휴학계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과 2학년과 본과 1~4학년 정원 200명 중 대부분이 동맹휴학에 동참한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울산시민들 사이에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다 급한 수술이 취소됐다는 가짜뉴스도 퍼지는 등 혼란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통해 접수된 피해사례는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34건이 접수됐다. 수술 취소 25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 등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첫날인 20일 울산대학교병원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나, 울산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울산대학교병원 수술 연기나 분위기 등을 묻는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곧 출산인데 대학병원에 전공의 반 이상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 불안하다” “내일 상담이 잡혀있는 데 파업으로 교수님이 응급실 지원을 나가야 해 진료를 못 본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직장인 강모(30)씨는 “할아버지가 몸이 아프신데 혹시 급하게 진료를 봐야 하는 일이 생길까 가족들도 초긴장 상태”라며 “종일 친구들과 울산대병원 전공의 몇명이 사직했는지, 병원 상황이 어떤지 실시간 정보 공유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울산대병원 측이 이날 현재까지 수술 지연 등 별다른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수술이 연기됐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실제, 한 커뮤니티에서는 ‘20일 수술인데 이틀 전에 교수한테 수술이 연기돼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글이 게시되며 혼란이 일었다.
울산대병원 측은 “원무과에서 수술 지연 등으로 환자들에게 연락을 전송한 적이 없어 다들 당황해한다”며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지연 사례나 발생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울산대학교병원을 포함한 100개 병원에서 보건복지부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현장점검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발생 등 혹시 모를 우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병원에는 경찰력이 동원됐다.
경찰은 의료인 집단행동으로 인한 응급환자 대응이나 치료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발생할 경우 무조건 ‘코드1’ 이상으로 지령하고 기동순찰대 등 가용한 경찰력을 집중 투입하도록 대비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며 경증환자는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의료시설로, 준중증환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우선 이송 등 적절한 환자 이송을 하고 구급상황관리팀의 의료상담 및 처치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상헌·정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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