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연구몰입 대학 조성위해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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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연구몰입 대학 조성위해 투자를”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4.02.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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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훈 UNIST 총장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UNIST 제공
“1970년대 개도국형 운영 모델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연구 몰입 환경’을 갖춰야만 혁신 연구로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대학 투입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를 11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추격자형 연구 중심 대학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가 될 연구 중심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이렇게 촉구했다. 그는 지금의 과학기술 지원 시스템이 1970년대 만들어진 추격자형 시스템으로 응용 기술, 연구자 개인 지원에 집중하는 데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연구지원 전문 인력, 연구 장비 운용 등 연구 몰입 환경 조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교수 1명당 지원 인력이 11명이지만,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경우 3명에 그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총장은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로 미국과 독일에 비해 한국 대학이 재량껏 투자할 재원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20년 기준 9조원 수준인 대학의 R&D 규모 확대와 연구 간접비 비율 상향, 일반대학진흥기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총장은 대학이 연구 과제를 위해 받은 예산 중 간접비 비율이 현재 18~23%에 그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간접비가 현 상황에서 대학이 유일하게 연구 몰입 환경 조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라고 보고, 이를 미국 수준인 35%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접비 비중이 커지면 연구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장은 “연구 직접비에 간접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이 총장은 대학이 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기금 형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장은 최근 이 같은 정책 제안을 담은 ‘세계일류대학 만들기 연구중심대학 2.0’이라는 책을 내놨다.

책에는 기술 패권 시대에 연구 중심 대학의 역할과 의미, 선진국과 국내 대학 간의 비교 분석을 통한 연구 중심 대학 육성 전략이 담겨 있다. 이 총장은 30여년간의 KAIST 교수 생활을 거쳐 지난 4년간 UNIST를 이끈 경험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제시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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