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알림 시설이 대형화재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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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화재알림 시설이 대형화재 막았다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2.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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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낮 12시20분께 신정시장 상가동 2층 화재 현장. 현장에 있던 화재알림시설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내부 집기와 자재가 비교적 멀쩡한 상태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최근 서산 전통시장 등 전통시장 대형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울산 신정시장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할 뻔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재 알림 시설 설치로 빠른 진압이 가능했는데, 오작동 등 부작용이 일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산소방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20분께 신정시장 화재 알림이 남부소방서로 접수됐다. 현장에 설치된 화재알림 시설이 열과 연기를 감지하고 소방과 상인회 등으로 직접 알림을 보낸 것이다.

소방당국은 즉시 출동해 신고 접수 12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불이 난 상가동 2층의 정육점 자재 창고는 모두 탔지만 다른 시설로 번지지는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

화재알림 시설은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설치를 지원하며 보급됐다. 시설이 열이나 연기 등 화재 관련 현상을 감지하면 관계 기관에 직접 알림을 보내 신속한 대처를 돕는다.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 유사 화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인근에 있는 상인들보다 먼저 화재를 인지해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울산 전통시장 설치율은 40.8%에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설치까지의 절차와 상인회 의지 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설치를 위해서는 전체 상인 중 30%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민간 화재 보험·전통시장화재공제 가입률도 40%를 넘어야 한다. 울산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율은 31.9%에 머무는 실정이다.

게다가 후속 관리 주체는 상인회인 만큼 상인회 의지와 관리 체계 확충 여부도 발목을 잡는다.

특히 오작동 문제가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주군 언양시장의 경우 오작동이 잦다보니 깊은 새벽에도 화재 알림이 통보돼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괄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배터리 수명은 평균 1년 전후로 길지 않아 상인회나 전문업체 등이 수시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대체로 소방업체에 시설 관리 용역을 맡지만 일부 시설은 통신을 통해 화재 알림을 통보하다보니 전문 업체를 통해서만 관리가 가능하다.

이에 오작동을 줄여 설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소방관서를 통한 작동 유무를 정기 조사하는 등 구체적인 관리책을 세워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의 42곳 전통시장 가운데 29곳에 설치가 완료됐다. 영업소 별로는 전체 4529곳 중 1848곳에 설치됐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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