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천전리 각석’ 50년만에 새 이름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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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천전리 각석’ 50년만에 새 이름 얻어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2.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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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73년 5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각석’의 명칭이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변경된다. 26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이순걸 울주군수와 함께 울주 천전리 각석 현장에서 명칭 변경 추진에 따른 설명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의 명칭이 50년 만에 바뀐다.

울산시는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천전리 각석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유적 명칭을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로 변경한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천전리 각석은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함께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라는 단일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반구천 상류에 위치한 천전리 각석은 태화강 물줄기인 대곡천 중류 기슭에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총 625점이 새겨진 암석이다. 너비 9.5m, 높이 2.7m 크기의 바위에는 동물과 사람, 반인반수(半人半獸·머리는 사람, 몸은 동물인 형상) 등 청동기시대에 새겨진 각종 문양을 비롯해 신라시대 왕족과 화랑들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는 내용의 글자들이 적혀있다.

이 유적은 1970년 12월24일 문명대 교수 등이 중심이 된 동국대박물관 불적조사단이 처음 발견했다. 3년 뒤인 1973년 국보로 지정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국보 지정이 추진됐던 지난 1973년 당시 암각화 그림보다는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시대 글자가 더 가치 있게 평가되면서 ‘천전리 각석’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러나 이후 학계에서는 신라시대 글자뿐만 아니라 활쏘기 그림 등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다양한 그림들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만큼 ‘각석’ 보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명칭인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돼 왔다.

국내 약 30곳의 암각화 유적 중 ‘암각화’가 아닌 ‘각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곳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특히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시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유적의 명칭을 통일해 동일 유산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세계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지난해 6월 시 문화재위원회, 7월 울주 천전리 각석 명칭 변경을 위한 학술 토론회 등을 개최해 학계와 시민들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청에 명칭 변경을 신청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문화재청 현지 조사와 이달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 변경이 최종 결정됐다.

문화재청은 28일 명칭 변경을 관보에 고시할 예정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천전리 유적 앞에서 명칭 변경을 알리는 현장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울산시의 목표는 산업수도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문화도시의 기반도 탄탄히 다지는 것”이라며 “울산의 암각화를 제대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최우선 사업이며, 앞으로도 문화유산이 지니는 의미를 정확히 알리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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