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의사 고향인데…3·1절 태극기 갈수록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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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의사 고향인데…3·1절 태극기 갈수록 줄어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2.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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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울산 남구 신정4동 주민 40여 명이 동서오거리 일대에서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울산에서도 삼일절 만세 운동이 있었어요?”

삼일절을 맞아 관공서에서 내거는 태극기는 거리를 뒤덮는 반면, 가정에서 휘날리는 태극기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태극기의 게양 이유와 목적, 의미를 잃는 듯한 분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태극기 게양을 통한 국가 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울산 기초지자체들에 따르면, 지자체에서는 태극기 보급을 위해 혼인신고·출생신고 시 태극기를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또 시범 아파트를 선정해 일정 기간마다 게양률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해가 갈수록 태극기 게양률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태극기에 대한 인식과 생활 환경의 변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국경일에 대한 인식 저하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모(16)양은 삼일절을 묻는 질문에 “주말을 낀 연휴라 가족들과 근교로 나들이 간다”며 “책에서 서울과 근교에서만 만세운동이 있었던 걸로 배웠다. 울산에서도 했느냐”고 되물었다.

젊은 세대들의 인식 변화도 게양률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 세대들은 각종 국경일 태극기 게양식을 SNS 등의 게시물로 대신한다. 이모(35)씨는 “집에 걸기도 마땅치 않고 때 탄 태극기를 보관하는 것도 일이다보니 어느 순간 안 걸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건설법 상 국기 게양대에 대한 규정도 태극기 게양에 방해가 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국기 게양대는 외부 공기와 직접 닿는 곳에 설치토록 하지만 사업계획 승인권자가 (고층 등의 이유로 각 가구마다 게양대의) 설치가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토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지상 출입구에 설치할 수 있다. 이에 고층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개별 가구에는 국기 게양대가 사라지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게양률 저하는 태극기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각 구군청과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태극기 판매소에서 팔리는 태극기의 개당 가격은 5000원이다. 깃대 등을 포함한 가격인데, 구청을 기준으로 많으면 한 달 3~4장 팔리는 게 전부다.

문구업체인 광문사 대표 최채석(70)씨는 울산 지자체 등에 태극기를 납품하고 있다. 최 대표가 최근 각 기관에 채워넣은 태극기는 사실상 전무하다.

최 대표는 “태극기는 판매해도 크게 수익이 나는 품목이 아니어서 판매 자체가 번거로운 일”이라며 “수익은 포기하고 작은 애국심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등 기관의 국가 의식 유지 방안이 소극적인 만큼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또 일부만을 위하는 정체된 삼일절 행사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제105주년 삼일절을 맞아 태극기 850여개를 설치하는 한편 독립유공자·후손,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삼일절 이벤트를 진행한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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