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박종해·조남훈 시인 주축 ‘잉여촌’ 종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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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박종해·조남훈 시인 주축 ‘잉여촌’ 종간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4.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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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창간된 국내 장수 동인지 중 하나인 <잉여촌>이 제36호를 끝으로 60년 역사를 마무리 한다. 울산의 박종해·조남훈 시인 등이 주축이 된 동인지다.

‘잉여촌’은 최근 제36호 종간호를 발간했다. 잉여촌의 동인들은 문단에 등단한지 40년 이상인 원로 문인들이다.

현재 전국에서 7명의 동인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중 울산에서 박종해, 조남훈 시인이 활동하고 있다. 또 서울 유자효, 제주 김용길, 창원 오하룡, 경주 장승재·김성춘 시인이 소속돼 있다. 동인의 주축이었던 이상개(1941~2022) 시인은 2년 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번 종간호는 故 이상개 시인 추모 특집으로 꾸며졌다. 우선 이상개 시인의 대표시인 ‘영원한 평행’이 실렸다. 추모글에서는 김성춘 시인이 ‘고(故) 이상개 형 영전에’를, 김용길 시인이 ‘대작(對酌)’을, 유자효 시인이 ‘상개 형과의 한 추억’을, 장승재 시인이 ‘상개고담(祥介古談)’을, 조남훈 시인은 ‘촛불이 제 키를 낮추어 세상을 밝힌다’를 차례로 싣고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애도했다.

조 시인은 “누군가의 배경으로만 살아오며 불꽃의 눈물을 받아내며 세상을 밝히던 넌 촛대의 역할을 잘해냈다…(중략) 죽어서도 가난한 시인이었으면 한다. 지상에서의 축제를 끝내고 너는 내 곁을 떠났지만 결코 난 너를 보낸 적이 없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또 동인 작품으로는 김성춘 시인이 ‘목련’ 외 4편을, 김용길 시인이 ‘다시 마라도에 가서’ 외 5편을, 박종해 시인이 ‘예행연습’ 외 5편을, 오하룡 시인이 ‘최운 화백 그리고 게’ 외 3편을, 유자효 시인이 ‘죽을 곳’ 외 5편을, 장승재 시인이 ‘여행’ 외 5편을, 조남훈 시인이 ‘만우절’ 외 9편을 각각 실었다.

잉여촌은 1964년 창간호를 발간한 뒤 1985년 제18호 동인지를, 1991년 <잉여촌선집>를 발간한 뒤 휴간됐다. 이후 2004년 복간호(제19호)를 내면서 다시 활동에 들어갔으며 이후 해마다 동인들이 창작시를 발표해왔다.

동인의 주축인 이상개 시인이 2년전 타계하면서 위기를 맞아 그동안 논의를 해 왔으나, 동인 대다수가 여든에 육박하거나 여든의 중반에 들고 있어 더 이상 동인활동이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아 종간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오하룡 시인은 동인들을 대표해 머릿글에서 “사실상 이렇게 ‘종간호’를 밝히는 것은 유서 같은 것일는지 모른다”며 “그러고 보면 자진(自盡)하기 직전의 심정이 지금 필자의 심정이다.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끝까지 동행해 준 동인들에게 절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미 타계한 동인들의 이름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한다”고 글을 맺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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