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스토리로 방문객 사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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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스토리로 방문객 사로잡아야
  • 권지혜 기자
  • 승인 2024.04.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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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운 최제우 유허지 동학관 내부 모습.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수운 최제우 유허비. 김경우기자
조선 말기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가 천서(天書)를 받고 크게 깨우친 곳으로 알려진 ‘수운 최제우 유허지’도 지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다.

울산 중구 원유곡길 106 일원에 위치한 수운 최제우 유허지는 지난 1997년 10월9일 울산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에 중구청은 수운 최제우 유허지를 널리 알리고자 23억원을 들여 동학관을 건립해 2022년 3월말 정식 개관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고 홍보가 부족해 최제우 유허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접근성 떨어져 방문 ‘저조’

지난 5일 찾은 중구 유곡동 수운 최제우 유허지.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숲길을 따라 10분 가량 걷다보니 수운 최제우 유허지가 나타났다. 현재 수운 최제우 유허지의 초가·초당은 지붕의 짚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 접근이 제한됐다. 대신 바로 옆에 있는 유허비와 비각, 그리고 동학관을 차례로 찾았다.

대지면적 3449㎡의 수운 최제우 유허지는 중구청이 지난 2015년 조성한 최제우 유허지 생활공원과 함께 잘 관리돼 있었다. 최제우 선생이 창시한 동학의 역사적 발자취와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 동학관도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최제우 유허지를 찾는 관람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 이날 동학관의 방명록을 살펴보니 오후 1시 기준으로 동학관을 찾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각각 3명, 4일에는 2명이 동학관을 찾았을 뿐이다.

이날 최제우 유허지에서 만난 곽구영(76)씨는 “근처 울산테크노파크에서 근무해 주 1회 오는데 방문할 때마다 관람객이 거의 없다”며 “수운 최제우 유허지가 보다 많은 울산시민들에게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학관의 연간 관람객 현황을 보면 올해 4월4일까지 수운 최제우 유허지를 찾은 관람객은 총 1497명에 그친다. 지난해에는 총 5497명이 수운 최제우 유허지를 방문했다.



◇유허지 스토리텔링 충분해

유허지란 역사적 사실이 기록만 남아있고 그 장소에 유물과 문화재가 전혀 없는 곳을 뜻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역민들은 수운 최제우 유허지가 울산에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제우 유허지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프로그램 등이 관람객의 유입을 이끌 수 있다고 지역 문화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수운 최제우 유허지가 가진 스토리텔링은 충분히 흥미를 끄는 요소다. 동학을 창시하기 전 이곳에서 이인으로부터 ‘을묘천서’를 받은 최제우 선생이 을묘천서에 기록된 내용에 따라 기도를 해 동학을 창시하는 중요한 전기가 됐으며, 최제우 선생의 부인인 박씨의 고향이라는 점도 부각할 필요가 있다.

장성운 울주문화원 이사는 “최제우 유허지가 가진 스토리텔링은 충분히 흥미를 끈다”며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올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최제우 유허지의 이야기를 알려야한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매년 수운 최제우 유허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도 총 운영예산 8100여만원을 배정하고 문화행사를 기획 중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최제우 유허지에 더 많은 지역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올해도 다양한 문화행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며 “날씨가 풀리면서 최제우 유허지를 찾는 관람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제우 유허지의 관리를 맡은 중구청은 유허지의 성역화를 위해 고증을 거쳐 지난 2004년 수운 최제우 선생의 초가·초당을 복원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진입도로를 정비하고 최제우 유허지 생활공간을 조성한 바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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